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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좌담회] 지속가능한 ‘돌봄경제’를 어떻게 이뤄갈 것인가
[정책좌담회] 지속가능한 ‘돌봄경제’를 어떻게 이뤄갈 것인가
  • 이민호 기자
  • 승인 2021.03.02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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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봄경제의 현재 상황을 진단해 본다면
◇ 돌봄경제…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
◇ 돌봄경제와 과학기술의 결합 가능성
◇ 정책좌담회, 네 번째 이야기 ‘돌봄경제’를 마무리하며…

2017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65세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기며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고령인구 비율이 세계 1위인 일본을 앞서게 되는 시점이 당초 예상했던 2045년(2019년 통계청)보다 앞당겨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비율은 2043년 36.4%로 일본을 웃돌고, 본격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시점은 2025년으로 분석된다.

이미 우리는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변화하는 사회를 보면서 기후위기와 환경문제를 현실로 느끼고 있다. 초고령화는 도시소멸, 노인빈곤, 건강격차, 보건복지비용에 대한 재정부담 등 여러 사회문제를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변화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는 현재 당면한 사회문제 대응을 넘어 사회 전체 차원에서의 시스템 전환이 필수적이다.

사회문제는 여러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특성상, 특정 영역에서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지속가능한 사회구조로의 전환을 위해 시스템 차원에서 비전과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이 필요하다.

한국 정부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 케어)을 도입하기 위해 2018년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주거, 건강의료, 요양돌봄, 서비스 통합제공 등의 중점과제를 중심으로 선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민·산·학·연·관이 적극적으로 소통하여 지역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사례를 발굴·확산하고 공동의 미션 달성을 위해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1년 2월 23일 제4차 정책좌담회에서는 지속가능한 돌봄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최정미 국립암센터 공공의료사업팀장 ▲서정주 한국에자이 기업사회혁신부장 ▲송직근 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 사무국장이 참석하고,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이 사회를 맡아 토론이 진행됐다. 4회 차를 맞은 이번 좌담회에서는 지속가능한 돌봄경제를 위해 각 부문에서 어떤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지 과제는 무엇인지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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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3일 서울 용산에 위치한 나우랩에서 ‘돌봄경제’를 주제로 제4차 정책좌담회가 개최됐다. 지속가능한 돌봄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왼쪽부터) 송직근 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 사무국장, 최정미 국립암센터 공공의료사업팀장, 서정주 한국에자이 기업사회혁신부장, 사회를 맡은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사진=이민호 기자)
▲2021년 2월 23일 서울 용산에 위치한 나우랩에서 ‘돌봄경제’를 주제로 제4차 정책좌담회가 개최됐다. 지속가능한 돌봄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왼쪽부터) 송직근 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 사무국장, 최정미 국립암센터 공공의료사업팀장, 서정주 한국에자이 기업사회혁신부장, 사회를 맡은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사진=이민호 기자)



지속가능한 ‘돌봄경제’를 논하는 정책좌담회 … 네 번째 이야기

◆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 = 이번 좌담회는 “지속가능한 돌봄경제를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가 주제다. 올해 좌담회에서는 지속가능한 돌봄경제, 순환경제, 공유경제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지속가능한 돌봄경제”… 굉장히 거창하고 무거운 주제다. 그렇지만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일상생활의 문제다. 무겁지 않게 웃으면서 얘기를 나눠보자.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각자 소개를 부탁드린다.

◇ 최정미 국립암센터 공공의료사업팀장 = 국립암센터가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실천할지 고민하고, 그 가치 실현을 위해 공공보건의료사업실이 만들어졌다. 그곳에서 공공의료사업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암생존자와 그 가족의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건강과 돌봄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고 정부사업을 기획해 재원을 확보하는 일과 지자체와의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서정주 한국에자이 기업사회혁신부장 = 한국에자이라는 기업에서 기업사회혁신을 담당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나우사회혁신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여러 기관과 함께 협력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 있다. 올해는 돌봄 분야에 주목해 우리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돌봄은 사회적 정의와 공정이 중요한 것만큼 중요한 과제인데, 그동안 생각을 많이 못 했던 것 같다. 이제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돌봄 서비스 제품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그것이 사람 중심으로 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한다.

◇ 송직근 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 사무국장 = 대전 대덕구에 있는 공동체지원센터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전에는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민들레’)이라는 곳에서 지역주민과 의료인이 협동해 나와 이웃,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을 했었고, 지금은 마을에서 “다르게 살기”라는 주제로 기존 방식과 다르게 살아가고 싶은 주민들의 다양한 실험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돌봄경제의 현재 상황을 진단해 본다면.


▲돌봄경제의 현재 상황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는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 
▲돌봄경제의 현재 상황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는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

◆ 성지은 = 돌봄경제가 돌봄 영역에 머무른다면 절대 해결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전환’이다. 현재의 시스템을 바꿔내지 않으면 안된다. 돌봄은 일자리 창출과 연결돼야 하고, 새로운 산업도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생활에서의 관계 맺음도 바꿔 나가야 하고, 지역 커뮤니티도 새롭게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돌봄경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얘기해 본다면.


◇ 지역사회 내 관계 안전망 필요… “돌봄 관계망이 잘 형성돼야”

서정주 = 돌봄과 경제, 두 단어가 합쳐졌다. 그동안 돌봄은 여성이 집에서 하는 것, 혹은 특정 시설에서 간병인이 하는 것이라는 인상이 있었는데, 공식적인 경제영역 안에서 돌봄을 얼마나 중요하게 다룰 것인지 가치로 다룰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혹자들은 “돈의 문제다”, “누가 돌봄을 할 것이냐의 문제다”라고 얘기하지만, 돌봄은 지역사회에서 관계의 안전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비스나 솔루션을 만들더라도 지역사회 관계망 안에서 어떻게 작동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 돌봄은 먼저 듣고 보고 깨달은 사람이 실천해야… 문제는 ‘경제와 지속가능성’

최정미 = 돌봄을 어떻게 할 것인지 특히 암생존자의 돌봄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저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과거와 같이 정부 주도로 공공기관이 받아 수행하는 방식은 아마도 요원할 것 같다. 저는 먼저 본 사람이, 먼저 들은 사람이, 먼저 깨달은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국립암센터에서는 공공의료사업팀이 생긴지 2년 정도 됐는데 다양한 실험적인 일들을 해보고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암환자들과 함께 사회적 협동조합도 만들어 봤고, 그다음에 고양시와 함께 암환자를 위한 서비스를 몇 가지 실시해봤다. 낙상 암환자를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게 하려고 낙상방지용품을 제공하거나 이동지원·정서돌봄 서비스, 암환자가 집으로 돌아갔을 때, 집의 환경을 좀 더 깨끗하게 다시 감염에 의해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하는 서비스를 작년까지 해봤었다. 올해도 그 사업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문제는 경제다. 서비스는 발굴이 될 수 있는데 어떻게 이것을 경제와 연결시킬 것인가… 즉, 지속가능성은 경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보다 많은 고민과 전략적 접근을 위한 여러 주체의 생각이 중요하다.


◇ 경제를 논하기는 약간 애매한 ‘돌봄’… 지속가능해지면 경제도 따라올 것

송직근 = 저는 경제라는 용어 자체가 주는 부담이 있어 지속가능성이라는 용어에 무게를 두고 고민해봤다. 사실 경제라는 용어도 지속가능성의 고민 속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지속가능성은 품앗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삶은 먹고 사는 문제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경제생활은 필연적이다. 그래서 지속가능성과 경제활동은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게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다른 방식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참 어렵기 때문이다. 저희도 마을에서 주민들과 돌봄 관련 협동조합을 만들어 운영하는데 쉽지 않다.

시장성이 있는 영역은 이미 포화 상태이다. 꼭 필요하지만 시장성이 떨어지는 영역은 여전히 비어있거나, 도전적으로 참여하는 그룹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제로 풀 영역과 공동체, 관계, 품앗이 등 다른 방식으로 풀 영역을 나눠서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 성지은 = 민들레의료사협(송직근 국장의 전 직장)은 통합 돌봄의 대표 사례가 되고 있는데, 굉장히 자랑스럽다.


▲송직근 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 사무국장이 돌봄에서 부담되는 건 ‘경제’라고 전하며, 지속가능해지면 ‘경제’도 따라올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돌봄의 대표사례가 되고 있는 민들레의료사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직근 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 사무국장이 돌봄에서 부담되는 건 ‘경제’라고 전하며, 지속가능해지면 ‘경제’도 따라올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돌봄의 대표사례가 되고 있는 민들레의료사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송직근 = 앞서 말씀드린 대로 민들레의 설립 목적은 나와 이웃, 지역사회의 건강증진이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지역주민과 의료인이 협동하는 조직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은 총체적이라 의료만으로 건강한 삶을 담보할 수는 없다. 건강한 먹거리도 필요하고, 건강한 정신을 위해 심리 상담이 필요할 수도 있고, 일상적으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도 필요하다. 다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더 많은 영역의 다양한 자원이 필요하다. 그동안은 필요한 자원을 4천여 조합원 자원을 중심으로 연결했는데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체계가 필요해 몇 해 전부터 지역사회통합돌봄이라는 이름으로 공공자원과 사회적경제조직을 중심으로 모델링을 하고 있다.




돌봄경제…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

◆ 성지은 = 지금까지 돌봄경제가 무엇인지 얘기를 나눴는데, 얽혀있는 돌봄경제의 실마리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얘기해 본다면.


◇ 경제, 정치, 사회 모든 것은 연결돼 있어… 함께 만들어가고 고민해야

서정주 = 방금 송직근 국장께서 경제가 아닌 다른 부분으로 풀어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주셨는데 실은 경제, 정치, 사회 모든 것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재화가 교환되고 서비스를 주고받는 것 자체가 거시적인 경제학 관점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의 경제다.

저희 어머니가 2주 전에 낙상을 입으셨는데, 워낙 성격이 깐깐하셔서 돌봄 받는 것을 싫어하시고 귀찮아하셨다. 또 본인이 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으셨다. 어머니께 내일 병원에 가셔야 하는데 제가 모시고 가겠다고 하니 “나는 부담주기 싫다.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하시는데 돌봄이라는 것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받는 마음도 중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낙상을 예방할 수 있는 특정 제품이 아니더라도 도로나 건물 설계 이런 것도 경제나 비즈니스와 연결돼 있다. 관점 자체가 어떻게 하면 우리가 태어나서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전 과정 안에서 편안하게 돌봄을 주고받고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가치관을 가지고 경제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활한다.

시스템 전환 관련해서 개인의 생각이나 행동은 물론이고 사회문화, 정책과 제도 모두가 통합적으로 고민돼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의료 따로, 돌봄 복지 따로, 장기요양보호 따로 하다 보니 각 영역이 연결되지 않지 않고 있다. 이제는 사람 중심, 지역 중심으로 통합적인 사회 전환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정미 국립암센터 공공의료사업팀장이 매년 20만명씩 늘고 있는 암생존자에 대해 진단하며, 돌봄경제의 순환모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돌봄 서비스 주체들이 모이도록 토대 마련돼야

최정미 = 국립암센터는 그동안 암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해왔다. 2000년 6월에 개원하였으니 이제 21년차가 되었다. 국립암센터 출범 전 우리나라에 암 전문가가 별도로 육성되지 않았다. 그리고 암은 불치의 병으로 인식돼 ‘진단’이라는 표현보다 ‘선고’라는 표현이 더 많이 쓰였다. 치료약도 치료방법도 그리 많지 않았다. 암의 크기에 비해 수술부위는 광범위했고 생존확률도 낮았다. 국립암센터가 생기면서부터 암전문가 양성과 암관련 사업 주체의 교육, 치료, 연구, 암예방·검진, 암등록 등 정부주도의 사업이 국립암센터와 지역암센터 연계 안에서 이루어졌다. 지금은 병원마다 암병원이 따로 만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암치료에 대한 전문화와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어 5년 상대생존율 70.3%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암환자 10명 중 7명은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이다.

요즘 암생존자 200만 시대라고 하는데, 국립암센터에 설치된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암생존자는 208만명으로 조사됐다. 해마다 20만 명 이상의 암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 2018년 기준 208만이니까 지금은 한 250만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 정도 되면 우리 곁에 있는 친구나 가족 중에 암환자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동안 치료만 했던 의사들이 이제는 암환자가 병원 밖에서 어떤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암생존자가 병원(베드)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이런 것을 고민하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암생존자가 사회의 일원이 되어 활동하려면 우리사회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 암환자의 사회복귀에 대한 담론을 꺼내 놓기 시작했다. 너무 감사하고 반가운 일이다. 이러한 고민의 시작으로 공공보건의료사업실 내에 우리 부서가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서비스의 중심에는 암환자가 있고 암환자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전문가와 함께 고민하고 있다.

우리가 병원 밖 서비스에 집중하는 이유는 암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질병 때문이 아니라 질병 이외의 요소로 인해 다시 병원(베드)으로 돌아오게 되면 개인적인 불행이기도 하고 많은 부분의 사회적 손실도 발생하게 된다. 치료 이후 암생존자는 암에 기인하지 않더라도 치료받던 병원으로 가려는 경향이 있어 암환자의 치료병상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니까 암환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사회서비스 즉 돌봄의 부재는 암환자를 다시 병원으로 불러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보건의료 차원의 돌봄 문제가 해결되고 돌봄 서비스가 경제성을 갖고 가동이 되면 순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민들레의료사협은 통합 돌봄의 대표 사례 모델로 평가받고 있고 우리 기관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모델 중 하나이다. 송직근 국장님은 지속가능성에 조금 더 집중하려면 경제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돌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시고 마을에서 주민들과 여러 협동조합을 만들어 직접해보신 결과 참 어려웠다는 말씀을 주셨다. 공감한다. 우리도 정부주도로 추진되는 사업 안에서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것은 예상은 했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언제까지 정부사업으로 머무를 수는 없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사업으로 고양시와 고양시 관내 기업 컨소시엄과 함께 한 해피케어 서비스를 유료화하는데 실패했다. 1차 년도에 무료로 시행한 사업을 2차 년도에 유료화하려니 저항에 부딪혔다. 코로나로 인해 사업의 시작이 늦어지고 수행기간이 줄어들다보니 짧은 서비스 기간 동안 서비스의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고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해야 하는 당위성을 홍보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아쉬운 대목이다.

좋은 서비스를 낮은 가격으로 시장과 경쟁하며 내놓기는 어렵다. 그게 현실이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고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 내고 암생존자를 고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는 암생존자의 건강과 돌봄에 집중한 서비스를 더욱 지속적으로 테스트베드 위에 올려놓고 싶다.


◆ 많은 부분이 경제에 치우쳐 있어 놓치는 부분이 많아

성지은 = 세 분은 각 분야를 대표한다. 서정주 부장은 기업 대표로, 최정미 팀장은 공공 대표로, 송직근 국장은 현장·마을공동체·최종 사용자를 대표하고 있다. 어떤 문제든 간에 공공만으로 기업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데, 오늘 좌담회는 각 주체가 관련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를 함께 논의하고 협력 관계를 만들어가는 자리다.

돌봄경제가 참 어려운 주제란 걸 잘 알고 있다. 암환자나 장애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인도 일상을 살아내기가 쉽지 않다.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외로움이나 우울감 등 정서적인 관리도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돈 되는 산업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살아가는 일상생활을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가도 연구해야 하는데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많다.

송직근 국장께 묻는다. 최근 대덕구에서 새로운 실험을 많이 하고 있는데, 어떤 실험인지 얘기해 본다면.


▲송직근 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 사무국장이 ‘돌봄’을 위해 대덕구에서 시도하고 있는 실험 사례와 민들레협동조합의 창업 사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민들레의료사협 3개 협동조합 창업, 마을에서 서로 도울 수 있는 많은 실험 시행 중

송직근 = 저는 필수 서비스일수록 근거리에서 제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마을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일터와 삶터의 분리가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A지역에 살고 있지만 여러 이유로 B지역에서 돌봄 일을 한다. 일을 위해서는 A지역에서 B지역으로 이동을 해야 하고, 이동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변수 상황 대처 등 돌봄의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돌봄종사자 가족의 돌봄 공백시간도 발생한다. 돌봄을 위해 가족 돌봄(아이 돌봄 등)을 다시 누군가에게 맡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 자원의 외부유출이다. 협동조합에서 조합원은 중요한 자원이나 협동조합의 사회적 가치를 이해하고, 함께 수행하겠다고 출자하고, 이용하고, 활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합원 활동에 대해 별도의 보상체계가 없는 경우 조합원은 일자리와 조합 활동 간에 갈등하게 된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고민해 본 것은 (가칭)마을돌봄센터다. 노인, 장애인, 아이 등 마을의 다양한 돌봄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아까 실험 얘기가 나왔었는데, 민들레의료사협도 그동안 고민해왔던 것들을 여러 형태로 실험하고 있다. 조합원 중에 일정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사람을 ‘건강리더’라고 칭하고, 조합원이나 지역 주민 중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말벗, 병원동행, 치매예방 등 활동을 했었다. 이것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경제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2020년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창출사업을 통해 3개의 협동조합을 창업 인큐베이팅을 했고, 그 중 하나가 앞서 소개한 내용을 중심으로 창업한 ‘건강리더협동조합’이다.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영역이라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은 걸음마 단계다.

또한 암환자 등 수술치료를 받고 퇴원하는 환자가 지역사회로 돌아오려면 일정 기간동안 곁에서 일상생활을 돕는 일이 필요하다. 이때 혼자 사시거나, 고령의 환자 가족만 살고 있을 경우에는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이런 경우 병원과 집 사이에 잠깐 머무르면서 회복할 수 있는 ‘중간집’을 모델로 창업한 협동조합이 있다.

마지막은 돌봄서비스 기관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플랫폼 협동조합이다. 현재 3개의 협동조합이 창업해 실험 중이다. 2021년은 같은 사업으로 3개 분야 창업을 계획하고 있다. 분야만 들으면 돌봄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하실 수 있다. 미디어, 푸드, 보장구 분야이다. 건강리더 활동 중에 방문해 치매예방활동이나 낙상예방운동 프로그램이 있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활동이 어려워졌다. 이때 활동을 안내하는 컨텐츠를 제작해 전달하고,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소통했는데 앞으로 늘어날 수요에 대비해 미디어 분야 창업을 계획했다. 먹거리도 마찬가지로 활동을 통해 발견된 수요에 기반해 계획되었다. 하루 한 끼 제대로 식사하는 노인과 아이들이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급식하는 복지관이 휴관하고, 학교가 휴교하게 되면 당장 먹거리가 위협받게 된다. 요즘 하루 한끼 먹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이야기 하실 수 있겠지만, 그나마 전문가의 손길로 영양소가 고르게 제공되는 식사는 많지 않다. 개인 사정에 따라 영양의 불균형 뿐 아니라, 최소한의 끼니도 제때 공급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을부엌이 일정부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보장구는 주민들이 사용하는 보장구를 수리하거나 업사이클링하는 협동조합이다.

공동체 방식의 해결책도 같이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마을에서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 돌봄 체계를 만드는 실험을 진행했다. 우리 마을에서 재난 상황이 되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어떤 도움이 필요할까? 우리 마을이 가진 자원은 어떤 것이 있을까? 등의 질문으로 노인, 청소년, 장애인과 의료협동조합, 복지관, 체육관, 분식집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여 워크숍을 통해 공동체 돌봄 매뉴얼을 만들었다.


◆ 성지은 = 굉장히 흥미로운 말씀을 주셨다. 첨단, 최고의 과학기술을 얘기할 때 그것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새로운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케어 시스템을 갖춰 갈 것인가도 중요한 과제이다. 이는 다 내 생활과 결합이 된다. 일자리 창출도 내 생활의 부분이기 때문에 지역에서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는 이러한 관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덕구나 송직근 국장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다. 어디까지 갈 것인지 기대된다.

방금 협동조합을 3개 더 하겠다고 했을 때, 정말 가슴이 뛰었다. 우리가 말했던 콘텐츠나 먹거리 등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주면 후발주자도 해 볼 수 있는 게 참 많다. 대덕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모든 지역이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저는 이러한 사회적경제조직이 만들어지기를 원하고 이들 간에 연대가 이뤄지길 원한다.


▲최정미 국립암센터 공공의료사업팀장이 대부분 경제적 여력이 좋지 않은 암환자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바우처’가 필요하다며 ‘돌봄’에 대한 현재의 노력을 설명하고 있다.

◇ 국림암센터는 서비스에서 플랫폼 역할… 좋은 서비스를 저렴하게 ‘바우처’ 고민 중

최정미 = 사실 저는 이 일을 하면서 외롭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주변에 저랑 비슷한 일을 하거나 저랑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하면서부터 외로움이 시작된 것 같다. 오늘 다양한 주체들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나 슬기롭게 만들어 가시는 모습을 보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니 힘도 나고 가슴이 뛰는 것을 느낀다.

국립암센터도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있다. 특히 암생존자를 위한 서비스에 대해서 플랫폼을 만드는 역할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기존의 사회경제 틀 안에서 시행되는 서비스가 우리가 만든 플랫폼 안으로 들어와서 활동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기존에 활동하고 있는 경제 주체 중에 암생존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면 플랫폼 안에 들어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적 기여도 하면서 자신의 사업도 그대로 수행하는 형태를 병행하는 모델이다.

공공기관인 우리가 지자체와 협력하여 플랫폼(건물)을 만들고 암생존자를 위한 서비스 주체를 교육하고, 제품을 고도화시키고, 연구를 통해 서비스의 적절성을 검증하고, 그 결과를 정부와 공유하여 확장모델로 삼으면 된다. 그 과정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암생존자를 고용해 사회복귀를 돕는 선순환 구조가 우리가 그리는 그림이다.

좋은 서비스를 저렴하게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시장의 논리로 보면, 질 좋은 서비스는 고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면 서비스 가격을 어떻게 낮출 수 있을지 서비스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하는 ‘바우처’가 필요하다. 암환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면서 경제 주체가 공존하게 되는 것이 우리가 달성할 목표라고 생각하고 달려가고 있다. 바우처 문제는 쉽지 않을 것은 알고 있지만, 목표를 위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바우처를 기대하는 일편에는 암환자가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게 하는 서비스의 효과에 기대어 이익을 보는 주체가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정부, 보험사, 기업, 개인 등 사회주체 전반이 모두 이익을 얻는다고 볼 수 있다. 이익의 주체가 바우처를 만들어 지원하면 암생존자가 직접 지출해야 하는 서비스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이 모델은 암환자뿐만 아니라 바우처에 기여한 모두가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심어주게 되고 우리 사회는 건강해진다.

국립암센터가 시행한 여러 가지 실험 중 하나가 정부정책사업의 유료화이다. 앞서 소개한 ‘해피케어’는 4개의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다. 서비스 일부를 유료화하려는 시도는 실험적이었고 어렵지만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작년에 2년차 사업인 낙상방지 제품 설치서비스와 이동지원서비스에 대해 컨설팅 결과를 적용해 보려했고 저항에 부딪혀도 보았다. 몇 건이라도 유료 서비스 사례를 만들어내는 시도는 계속해보려고 한다.

다른 차원의 국립암센터 사업 하나를 소개해 보고 싶다.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는 다양하게 구분되고 그 그룹 안에서도 다양한 결핍과 고립이 나타난다. 병원에서 취약계층을 상담하는 의료사회복지사에 의하면, 나이든 독거 남자 환자는 신선한 채소공급으로부터 고립되어 결핍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여성 환자는 어떻게 해서라도 필요한 것을 구매하여 먹거나 외부에 도움을 청하기도 하는데, 나이든 독거 남자 암환자는 그런 신선한 채소공급으로 부터의 고립을 해결하지 못해 건강을 잃게 되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온다는 거다. 저는 사회사업팀에서 들려준 이야기를 듣고 ‘음식이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도 있겠구나! 병원에서 신선한 채소의 공급정도는 아주 쉬운 접근일 텐데…’ 그러니 음식에 대한 접근을 보다 다양하게 해봤으면 좋겠고 다양한 주체가 함께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작년부터 국립암센터에서 재미있는 생활 실험이 있었다. 도시농업 즉 텃밭을 원내에 설치하여 암환자와 같이 꽃과 채소를 키우고 키운 것으로 음식을 만들기도 하고 지구의 축소판인 테라리움을 만들어 자신의 방에 들이는 생명이 생명을 잇는 다양한 활동을 했다. 텃밭에 참여한 분들은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그 텃밭에서 조금씩 만들어지는 채소를 가지고 본인도 먹고 다른 사람과 나눔도 하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텃밭 활동에 참여함으로 인해 암환자들의 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연구 활동을 통해 유의미한 결과도 얻을 수 있었다.

그 결과에 힘입어 작년에 10개의 텃밭을 가지고 했었는데 올해는 고양시 도시농업하는 부서와 함께 30개 정도의 텃밭을 암센터 안에 정원처럼 들이기로 했다. 암환자는 대부분 치료기간이 길다. 항암주사를 맞거나 방사선치료를 받거나 수술 후 상태점검을 위해 병원에 오면서 즐겁고 행복한 기분으로 오는 분들은 없다. 대부분 괴롭고 슬픈 마음으로 병원에 오는데 텃밭을 하게 되면 “내가 심어놓은 채소가 어떻게 됐을까. 얼마나 자랐을까” 조금은 기대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병원에 오게 된다고 한다. 거기에다 또 생산물이 생기니 즐거움이 배가 되는 것이다. 내 손으로 심고 내가 직접 거둔 신선한 채소를 나도 먹고 또 나눌 기회도 생겨 환자가 아니라 생산자가 되는 것이다.

암생존자의 다수는 8시간 이상의 풀타임 근무는 어렵다. 그래서 저는 8:2로 풀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암생존자가 2, 건강한 사람이 8의 비율로 참여하여 일자리를 점차 늘려가면서 암생존자의 참여를 8 건강한 사람의 참여를 2로 전환해 갔으면 한다. 그런 목표를 가지고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어 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 “이제 시작이다”… 네트워킹으로 함께 문제 해결해야

성지은 = 저는 최정미 팀장님이 하고 있는 부분을 두 가지 차원으로 본다. 하나는 그동안 국립암센터의 경우 암에 걸렸을 때 치료를 받으러 가는 곳이었다. 이제는 그것을 넘어 일상생활로 어떻게 들어갈 것인지를 얘기하고 계신다.

또 하나는 다양한 사람과 어떻게 엮어나가면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계신다. 이게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할 수 있지만, 치료만 했던 의사나 병원이 이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저는 그 부분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그래서 최정미 팀장님께 부탁을 드리고 싶은 건, 이제 시작이다. 그런데 그것을 국립암센터에서 모든 걸 해결하려 하지 말고 각각의 분야에 있는 사람들과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현장에 계시는 분이 한 발짝 가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공공 쪽에서 한 발짝 더 가면 그 파급력은 또 다르다. 그런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고, 리빙랩을 통해 시도하는 새로운 실험과 관계 확장 을 응원한다.


▲서정주 한국에자이 기업사회혁신부장이 치료·돌봄·일상생활은 연결된다며 연결된 제도와 서비스가 필요하고, 합리적 배려로 사회적 비용이 줄어든다면 사람들의 삶의 질도 높아질 거라 설명하고 있다.

◇ 서정주 = (최정미 팀장의 얘기를 듣고) 치료, 돌봄, 일상생활 지원은 연결이 되는 것 같다. 과거에는 우리가 치료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돌봄에서 어떻게 만족도를 높이고 사회적 비용을 줄여 나갈 것인지, 더 나아가 돌봄이 끝나서 일상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촘촘한 제도와 연결된 서비스가 필요하다.

(송직근 국장의 얘기를 듣고) 경제와 연결한다고 했을 때 기업들이 따로 새로운 서비스를 유사하게 만든다기보다 지역에서 그런 활동을 할 때, 어떻게 하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고민해서 필요한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국에 ‘중간집’이 생기고 건축적으로 안전하게 만들어질 수 있는 서비스. 그 안에 의료돌봄 등의 서비스가 들어가야 할 텐데, 그럴 때 장기 요양보험이나 혹은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고 연계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지 통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또 연구자들은 이런 노력으로 베드로 돌아가는 비용이 줄어들고 또 직장 내에서 포용적인 어떤 고용 문화 합리적인 배려가 이루어질 때 이런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해서 필요한 제도와 서비스를 마련하고, 또 그런 것들을 마련하는 데 지원을 해 주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가적인 비용이 훨씬 들고 덜 들고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돌봄경제와 과학기술의 결합 가능성

▲“대부분 3D업종인 돌봄, 과학기술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지고 있는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

◆ 리빙랩 정신은 “일단 해봐!”… 대부분 3D업종의 돌봄, 과학기술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까

성지은 = 정책좌담회 시리즈를 진행하면서 몇 가지 부분에서 기존 논의와 달리 가져간다. 첫 번째는 전환을 얘기한다. 전환을 얘기한다는 건 지금 있는 시스템 내에서 열심히 하겠다는 게 아니다. 2030년, 2050년 미래 사회를 바라보고 굉장히 전향적으로 새로운 실험과 시도를 해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문제는 절대 혼자만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 모든 주체가 함께해야 한다. 민-산-학-연-관이 협력해야 하는데 그것을 강조하는 게 리빙랩이다.

두 번째는 전문성과 시민성의 결합이다. 의사도 전문가로만 살 수 없다. 저도 리빙랩 전문가지만 문만 열고 나가면 일반인이다. 리빙랩은 전문성과 시민성을 어떻게 결합시켜 나갈 것인지, 과학기술과 사회혁신을 어떻게 결합시켜 나갈 것인지를 강조한다. 과학기술을 모르는 사람도 리빙랩에 들어오면 과학기술과의 결합을 강조한다. 그리고 과학기술자들도 과학기술만으론 문제해결이 어렵고 현장에 있는 분을 만나야 하고 사회혁신도 이뤄야 하고 법제도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안다. 리빙랩은 각 부문과 영역이 가진 한계를 넘어 문제해결을 위한 통합적인 만남이 이뤄지게 한다.

중요한 건 리빙랩은 지역하고 결합이 된다. 로컬랩, 전환랩 등 다양한 개념으로 진화되면서 다양한 실험을 촉진해 나간다. 리빙랩은 ‘일상생활 실험실’이다. 실험실은 뭐든지 해볼 수 있다. 그리고 한 번 해보고 끝나는 게 아니다. 뭐든지 반복적으로 해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실험실이 될 수 있고, 그것은 굉장한 가치가 있다. 일본에서도 리빙랩 매뉴얼에 “일단 해봐!”가 들어가 있다.

오늘 세 분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이것은 아는 사람의 문제가 아닌 그 길을 실제로 걷는 사람의 문제다. 세 분은 다 길을 걷는 분들이다. 어렵지만 그 길을 가는 분들이고 외롭게 가지 않도록 좌담회를 만들었고 포럼을 하게 됐다.

이제는 우리가 고려하지 못했던 과학기술을 한번 생각해보자. 새로운 기술이 있으며 가져와야 하고 새로운 산업도 만들어내야 한다. 돌봄 종사자를 보면 대부분 3D업종이다. 왜 저분들은 월급이 적어야 하고, 당연히 3D여야 하는지… 저는 화가 났다. 그분들이 행복하면 누구든지 그 일자리로 들어올 수 있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안 되는 걸까?

이런 부분이 과학기술과 결합돼야 하는데… 그 방안을 함께 고민해보자.


▲이에 서정주 한국에자이 기업사회혁신부장은 변화를 이끄는 건 시민이자 주민이라며 연구자들이 현장에 좀 더 다가가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 변화를 이끄는 건 시민 참여자와 주민, 연구자들이 현장에 좀 더 다가가야

서정주 = 과학기술, 너무 중요한 부분이다. 치료가 중요하지만 기술을 활용한 돌봄에서의 혁신, 그래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또 그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식하는 사회혁신이 중요하다. 예산이 비단 R&D에 들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돌봄에서의 과학기술혁신, 사람들의 인식 변화, 기술을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혁신에 사용되어야 한다.

종국에 이런 변화를 이끄는 건 시민 참여자, 주민이다. 몇 해 전 성지은 박사를 찾아가서 “리빙랩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물었더니, “오늘은 밥이나 먹고, 리빙랩은 일단 한번 해 봐라”라며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 하다 보니 현장에서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엊그제는 수어 통역 플랫폼을 만드신 분을 만났다. 어떤 분들은 AI를 이용해서 로봇이 수어를 통역하면 되지 않겠느냐 하는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까 수어의 70%는 얼굴 표정이고 손의 움직임은 30%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것들을 연구자들이 좀 더 현장에서 이해하고 기술을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농업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케어팜에 갔었는데, 지역의 공원을 농장으로 만들어 씨를 뿌리고 수확하고 이것을 음식으로 만들고 제품으로 만들고 식당에서 먹고 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남기는 전체 순환을 같이 하고 있었다. 지역과 연계해서 그 지역의 자원들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런 농산물이 버려지지 않고 잘 활용될 수 있을지는 과학기술 안에서 많은 해결 방안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성지은 = 과학기술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과학기술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해봤으면 좋겠다. 저는 재활용 현장에 가서 충격을 받았었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곳에 갔었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어떤 장비도 없이 맨손으로 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울어버렸다. 아무리 직업이 귀천이 없다고는 하나 ‘우리나라가 저거 하나를 해결 못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이 ‘현장이나 사용 주체 속으로 보다 깊이 들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바램과 함께 우리는 왜 ‘따뜻한 과학기술’, ‘개인 맞춤형 과학기술’, ‘세상을 이롭게 하는 과학기술’로 가지 못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고민 속에 리빙랩이 들어가 있다.


◇ 암환자 중심의 문제해결단을 결성, 리빙랩을 시작하고 실증사업으로 앱 개발 시작

최정미 = 나는 리빙랩을 작년에 처음 알게 되었다. 동국대 김민수 교수와 함께 리빙랩 사업을 추진하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였다. 리빙랩은 암생존자에게도 역시 낯선 개념이었고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서 리빙랩을 말로 풀어 가면서 대화를 시작해보았다. (암환자에게) “우리는 민주적인 방식을 선호하잖아요. 리빙랩은 민주주의 실현의 기본이라 할 수 있어요. 리빙랩은 암환자가 가진 불편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암환자의 목소리를 듣고 암환자 중심으로 문제 해결을 하는 거예요”,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우리는 우리 이야기를 들려주고 전문가는 해결방안을 찾아 제시하고 또 우리는 제시된 해결방안을 적용해 보면서 불편함이나 필요를 재요청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해결해 가는 거예요.” 했더니, “아 그래요! 우리는 그럼 참여만 하면 되는 거예요? 그럼 우리 문제가 해결이 돼요?” 하면서 우리의 리빙랩은 시작됐다.

암환자는 대부분 나의 질병에 대한 정보에 특히 목말라하고 정보는 넘쳐나지만 어떤 정보가 정확한 정보인지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다고 했다.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디자인 씽킹을 툴로 삼아 작년에 리빙랩을 실시했고 도출된 결과를 가지고 올해는 고양시 재원(스마트시티사업)과 동국대학교 리빙랩사업을 엮어 실증사업을 하기로 했다. 국립암센터가 모은 국가암정보센터의 정보를 활용하여 암환자가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앱을 개발해보기로 했다. 고양시(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의 재정과 동국대학교 리빙랩 사업을 결합해도 앱의 개발은 쉽지 않다. 그래서 부족한 재원을 극복하고자 국립암센터가 가진 암환자를 위한 앱에 기능을 더하는 방식으로 문제해결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 해봐서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접근성에 대한 문제, 이런 것들도 암환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 보려고 한다.

국립암센터가 고양시 코레일과 협력하여 경의선 백마역사 1층에 암환자 사회복귀 지원을 돕는 ‘리본센터’를 만들었다. 리본센터에는 ‘다시시작’이라는 유방암 환자들이 만든 사회적협동조합이 입주해 있다. 회사의 주력 제품은 비누다. 판매되는 비누는 암환자들이 치료과정에서 얻게 된 지혜를 모아 만들어졌다. 암환자가 치료를 위해 항암제를 맞거나 하거나 방사선을 조이면 피부가 얇아지고 자극해 약해진다. 항암제 중에는 머리카락이 빠지고, 얇아진 피부 각질로 인해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한다. 이런 고민이 있어 공산품 고형비누나 물비누를 사용을 하게 되면 계속 알레르기 반응으로 고통스럽다. 그래서 본인의 경험을 가지고 비누 전문가와 함께 천연소재 비누를 만들게 됐다. 현재 비누에 대한 평가는 암환자뿐만 아니라 사용자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비누는 접근이 수월한 대신 경쟁도 치열하다. 사실은 비누만으로는 경제성이 없어 다른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리본센터 안에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 사업으로 메이커 스페이스를 들였다. 그러니까 암환자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받아서 문제해결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보는 공간을 설치한 것이다. 작년 병원에서 요청한 제작품 중에 소아암 환자용의 주사 줄을 감는 패들이 있었다. 패들의 용도는 환자가 주사약을 달고 이동을 할 때 긴 주사 줄을 감아 줄에 걸려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거다. 기존의 패들은 성인환자 기준이라 패들 사이즈가 작아 소아가 사용하기 어려웠다. 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소아암 환자들이 넘어질까 문제를 제기했고 우리 병원 혁신기술과에서 리본 메이커 스페이스에 주사 줄을 여러 번 감을 수 있는 소아용 패들을 3D프린터로 만들었다. 작은 패들을 크게 만드는 간단한 생각이지만 기성제품은 없었다. 간단하지만 아주 중요한 시도였다. 소아환자가 걸어가다가 주사 줄에 걸려 넘어질 확률이 적어지게 된 거다.

이는 아주 단순해 보이는 작은 시도였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반향을 가져올 수 있는 변화다. 우린 이런 작은 것으로부터 출발하려고 한다. 국립암센터 병원에서도 의료진과 환자들이 불편해하는 요소가 다양하게 발생한다. 이것을 빠르게 해결하려고 할 때 메이커 스페이스의 기능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기성품까지 만들려고 하면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경제성이 있어야 대량생산도 가능해지는데 요원한 일이 된다. 보건의료에 대한 이해가 없는 누군가에게 일을 맡기는 것도 쉽지 않다. 병원에서 발생하는 일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대처할 능력과 장비를 보유한 기술혁신과와 공공의료사업팀과의 매칭이 문제 해결의 또 다른 방편이 되어주고 있다. 문제 제기와 해결을 통해 생산된 품목 중 제품화의 가능성이 발견되면 기업에 팔 생각이다.


◆ 돌봄 주체가 서로 연대·협력할 수 있는 장 마련돼야

성지은 = 환자라고 해서 영원히 환자인 것은 아니다. 환자지만 환자를 돌볼 수 있고, 어르신이지만 어르신을 돌볼 수 있다. 일반인도 전문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어느 순간부터 이분법적 사고로 분리가 되어 있고 그 관계 또한 수직적이다. 그런데 누구든지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고 내가 주체라고 인식하는 순간 서로 협력이 가능한 수평적인 관계로 바뀐다.
리빙랩에서도 내가 주체라고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저는 그런 부분을 “리빙랩과 젠더 포럼”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왜냐하면, 어르신들이 돌봄에 대상이기도 하지만 돌봄의 주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암환자도 돌봄을 받기도 하지만 다시 돌봄의 주체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식 변화가 이뤄져야 실질적인 돌봄경제를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환자가 환자를 돌볼 수 있고 어르신이 어르신을 돌볼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나를 케어할 수 있도록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서로 연대해 나갈 수 있도록 협력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가 돌봄경제에서 시작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이 결국은 사회혁신이 된다. R&D혁신을 넘어서 사회혁신으로, 인식의 전환까지 이뤄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최정미 팀장이 외롭다고 얘기했는데, 리빙랩 활동을 하면 누구든지 불러올 수 있다. ‘리본센터’를 말씀해 주셨는데, 암환자들도 영역을 한계 짓지 않고 갔으면 좋겠다. 조직화가 되어 있고 인식 전환만 이뤄진다면 그 다음부터는 뭐든지 해볼 수 있다. 비누를 뛰어넘어 아로마 등 또 다른 영역으로 넓혀 갈 수 있다. 암환자를 얘기했지만, 아토피 환자도 이런 문제가 심각하다. 한번 연대를 해보자.


◇ 과학기술자와 수요자가 한 발씩 더 다가간다면 더 큰 시너지 날 것

송직근 = 리빙랩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한발씩 더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요즘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많이 하는데 대부분 인터넷 기반으로 작동된다. 하지만 치매예방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어르신 댁의 환경을 보면 인터넷이 설치되어 있지 않고,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곳도 많지 않다. 물론 해결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좋은 기술이지만 현장에 적용할 때 미세하게 조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아직은 서로 어색해 현장 상황을 묻거나, 필요한 내용을 가감없이 요구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서로에 대한 리빙랩에 대한 경험이 많이 않아서라고 생각하는데 경험과 신뢰가 쌓이면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미 개발된 기술을 현장과 접목하는 것도 중요하다. 로봇슈트의 개발의도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특히 환자 이동 및 부축을 위해 허리를 많이 써야하는 돌봄 종사자의 경우 로봇슈트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런 것처럼 이미 개발된 기술을 현장의 필요와 접목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제4차 정책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돌봄경제에 대한 앞으로의 각오를 전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직근 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 사무국장, 최정미 국립암센터 공공의료사업팀장, 서정주 한국에자이 기업사회혁신부장, 사회를 맡은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


정책좌담회, 네 번째 이야기 ‘돌봄경제’를 마무리하며…

◆ 성지은 = 돌봄경제, 이제 문을 열었다. 어떤 각오가 돼 있는가?


◇ 정책적으로, 경제적으로, 사용자 관점에서 함께 고민하는 사회 이뤄내야

서정주 = 낙상 예방 등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전체 사이클이 순환을 이루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질병을 진단받기 전에도 전조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아직 과학기술은 접근이 어렵다. 오늘 아침에도 파킨슨 어르신이랑 공감하는 세션을 했는데 3년 전부터 졸리고 전조증상이 있어서 혹시 파킨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PET/CT를 찍어야 진단을 받을 수 있어서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어떠한 음식을 먹고 어떠한 운동을 했을 때 악화되는 것을 보다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아무도 가르쳐준 사람이 없다고 했다.

빨리 진단할 수 있는 기술, 진단받고 나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 또 가족들이 심리적으로 어려울 때 ‘케어기버’의 지원, 이런 것을 통합적으로 생각하고 정책적으로, 비즈니스로, 사용자 관점에서 함께 고민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 암환자가 서비스를 편하게 받을 수 있는 성공 사례를 만들 때까지 노력하겠다

최정미 = 서비스도 신뢰가 필요하다. 암환자에게 어떤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수요가 있어 만들어졌을 때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활용도가 낮아진다. 정말 내게 필요하다고 이야기한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상황에 따라 서비스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암생존자의 일상이 다양한 서비스로 인해 편안해지고 치료 이후에는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작은 성공 사례를 꾸준히 만들어보고 그 사례를 보여줄 기회도 만들고 싶다.

오늘 이 좌담회도 그런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국립암센터 안에서 작지만 꾸준히 행해지고 있는 서비스가 보다 구체화되고 전국적으로 확장되길 바란다. 간혹 저에게 “암환자면 치료를 받아야지 왜 일을 하려고 하나요?” 이렇게 질문하는 분들이 있다. 자주 듣는 질문이다. 그래서 저는 “아프지만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암환자라고 다 죽는 건 아니기 때문에, 생명은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일을 필요로 해요. 아프던지 아프지 않던지 일에 대한 열망은 다 같아요. 그래서 암생존자도 일이 필요한 거예요.” 또 간혹 저한테 “왜 이 일을 하려고 하느냐”고 물어본다. 함께 일하는 부서 후배들도 너무 지친다고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제 시작단계인 이 일을 놓아 버리는 순간 다 사라지게 된다. 내가 잘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붙들고 있으면 누군가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날 거라 생각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그때까지 붙들고 있겠다는 마음이다.

좌담회를 통해 오늘 힘을 많이 받았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도 많이 도와주실 거라는 그런 기대도 있고 또 원하면 전문가를 다 부를 수 있다. 정말 신나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부족한 제가 이렇게라도 붙들고 있었다는 것이 뿌듯하게 느껴진다. 돌봄을 위해 다양한 모임이 자꾸 만들어져 결핍을 채워가고 우리 사회가 생각한 것을 구현할 수 있는 그런 사회로 전환이 됐으면 좋겠다.


◇ 공동체가 공통의 경험을 해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을 것

송직근 =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공동체지원센터 센터장님의 경우 다른 방식의 접근과 실험에 재미있어 하고 변화를 위해서는 공통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하신다. 주민과 공동체가 공통의 경험이 쌓여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여기에 다음 단계란 공통의 경험을 나누고, 연결하는 네트워크다. 욕구, 기술, 자원, 해결 방안, 경험이 한자리에서 논의될 수 있어야 더 큰 문제해결, 새로운 문제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상반기 ‘돌봄케어 리빙랩 네트워크’ 발족 예정, 다음 정책좌담회는 ‘순환경제’

성지은 =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상반기 즈음에 ‘돌봄케어 리빙랩 네트워크’를 발족할 계획이다. 그래서 이렇게 관련된 분들과 좌담회나 포럼을 통해 엮어 나가고 한다.

리빙랩의 정신이 있다. 첫 번째가 “일단 해 봐”, 두 번째가 “네가 가면 우리도 간다”이다. 돌봄 영역도 이 정신에 기반을 두고 한발 더 나아가고 서로 연대·협력해 나가려 한다. 리빙랩 성공 사례와 경험을 돌봄 영역으로도 들고 와서 한번 해볼 계획이다. 다음에는 순환경제로 정책좌담회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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