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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케어활동가좌담회] 케어문제 해결 복지부만의 문제일까?(상)
  • 정명곤 기자
  • 승인 2019.02.1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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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원 1% 시간 환자 공감… 비즈니스 솔루션 추진

노인복지, 지역주민 역량 올려 함께 가야

日 치매 어르신 사회 시스템 속 일상생활 영유

사회적 니즈 파악 교육… 스타트업 나올 수 있어

가족문제에서 사회문제로 인식 전환 필요

부처 벽 넘어 각 파트 함께 만들어 나가야
 

▲커뮤니티 케어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장에서 노력하고 있는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좌담회가 1월 23일 한국에자이 혁신라운지에서 개최됐다. 오른쪽부터 한국에자이 서정주 부장, 캐어유 신준영 대표이사,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성지은 연구위원, 복지유니온 장성오 대표이사.(사진=정명곤 기자)

치매 부모 부양, 이가 없는 어르신의 건강, 암 생존자들의 사회 복귀 문제 등은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개인이 끌어안고 가야할 부분으로 여겨져 왔다.

일본, 스웨덴 등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사회를 겪어온 선진 국가에선 이러한 사회적 문제들을 국가 경쟁력 하락과 복지 예산 증가의 부담을 가져오는 주요 원인으로 인지하고, 국가 차원에서 대안 마련을 위한 정책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현장과 더불어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 속에서 미래의 먹거리를 발굴해 내는 등 신산업 창출과 일자리 마련의 돌파구로 활용하고 있다.

현 정부도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를 정책방향으로 제시하며 문제의식을 가지고 국민의 보편적 생존권 향상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복지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의 민낯을 정확히 확인하고, 날이 선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현장 중심 커뮤니티 케어 활동가들과 정책 연구자를 모시고 좌담회를 마련했다.

패널들은 대한민국이 커뮤니티 케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복지부뿐만 아니라 각 부처, 기업, 지자체, 시민 등이 서로 협력하고 불러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2019년 1월 23일 한국에자이 혁신라운지에서 개최된 좌담회에 서정주 한국에자이 부장, 장성오 복지유니온 대표이사, 신준영 캐어유 대표이사,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을 모시고 대한민국의 커뮤니티 케어가 나아가야 할 길을 물었다.

 

커뮤니티 케어 현장 목소리 듣고 싶어 기획한 좌담회

 

◇ 사회 = 좌담회의 취지를 들려 달라.

 

◇ 성지은 연구위원 = 최근에 암 환자 리빙랩을 하고 있는 곳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그날 국내 암 생존자가 2016년 기준으로 161만 명이고, 국민의 3명 중 2명이 암 환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다는 통계 발표를 들었다. 더구나 20-30대 암 환자가 그렇게 많다는 것을 알고 정말 놀랐다.

서정주 부장님은 민간 기업인 한국에자이에 계신다. 기업에 계시지만 환자와 그 가족들과 공감하고 함께 만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을 하고 계셨다. 경제적 가치만을 최고로 여기던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고 미래의 먹거리를 찾아내는 과정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씀하셨다.

장성오 대표님은 사회적 기업인 복지유니온을 통해 삼킴 장애가 있는 어르신을 위한 먹거리를 만들고 계신다. 우리나라는 삼킴 장애가 있을 경우 부드러운 음식으로 단계적으로 넘어가는 외국과 달리 바로 콧줄(액체화 된 음식물을 코를 통해 위에 주입하는 튜브)을 시술한다. 음식을 먹고 즐기는 행위는 사람의 기본권과 관련한 부분이다.

신준영 대표님 역시 사회적 기업인 캐어유를 운영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노인성 치매의 예방과 케어를 위한 노력을 하고 계신다. 그 과정에서 디지털 콘텐츠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계시기 때문에 오늘 듣고 싶은 얘기가 많다. 기술적 요소가 커뮤니티 케어의 최종 수요 주체와 핵심 활동 무대인 지역으로 어떻게 스며들어가게 할 것인가는 정부와 연구자 모두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자리에 계신 세 분은 계시는 위치는 다소 틀리지만 최종 수요 주체와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하면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현장 기반형 커뮤니티 케어 활동가들이다. 현장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어 이 자리를 마련했다.

이 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시지만 한계가 있다. 민간 기업이 추진하는 사회적 활동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고, 사회적 기업인 복지유니온과 케어유도 지역이나 정책 부문과 결합되지 않으면 개별적인 노력에서 그쳐 버리게 된다.

그동안 케어 부문은 보건복지부 관할이었다. 하지만 커뮤니티 케어 문제는 부처의 벽을 뛰어 넘어 각각의 파트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지 않으면 앞으로 한 발짝 더 내딛기 힘든 상황이다. 서로가 서로를 불러들이는 개념이어야 한다.

좌담회를 통해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도 들어보고, 잘못된 문제는 진단도 해 보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어떻게 커뮤니티 케어를 발전시켜나갈 것인지 고민도 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리빙랩은 퍼블릭(Public), 프라이빗(Private), 피플(People) 간의 파트너십(Partnership)을 강조하는 4P 모델이다. 오늘의 논의가 퍼블릭에게는 새로운 정책적 변화를 요구하고 프라이빗에게는 이쪽 분야에 좀 더 적극적으로 들어와 주기를 바라는 프러포즈의 메시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여기에 계신 선생님들은 프라이빗과 피플의 범주에 들어간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프라이빗은 사회적 활동에 대해 너무나도 취약하고 피블의 경우 역량과 조직화 부분이 약하다. 오늘은 정책적으로 이러한 부분을 돕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는 자리이다.

선생님들께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지만 어려움도 많을 것이라고 본다. 정책파트에 하고 싶은 이야기도, 진행하고 싶은 일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 사회 = 커뮤니티 케어의 활성화를 위해 어떤 일을 해 왔는지 듣고 싶다.

 

전 직원 1% 시간 환자 공감에 할애… 비즈니스 솔루션 추진
 

▲한국에자이 서정주 부장이 1월 23일 한국에자이 혁신라운지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1%의 시간을 할애해 환자와 공감하라’는 기업철학과 방침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 서정주 부장 = 저는 일본에 본사를 둔 제약회사인 한국에자이에 약 20년전 입사해 인사관리 업무를 담당해 왔다.

전 직원들은 1%의 시간을 환자와 공감하는데 할애해야한다는 기업철학(human health care)과 방침이 있다. 지식창조 이론의 대가인 노나카 이쿠치로 교수의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직원들이 현장에서 환자들과 공감하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발견해 그 것을 지역에서 파트너들과 함께 어떻게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 것을 회사 내에 비즈니스로 솔루션으로 가져와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세스가 있다. 쉽게 말하자면 환자 공감 코디네이터라고 볼 수 있을 거 같다.

사실 제가 커뮤니티 전문가는 아니고 직접적으로 활동을 한다고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이런 일들을 해오다 보니 현장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말할 수 있겠다.

지역사회와 함께 환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캠페인을 진행하며 ‘나를 있게 하는 우리’라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

작년에는 암 환자들이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은 후 직장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해 개인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손실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회가 고령화가 되면 경제 인구를 유지하고, 같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커뮤니티 케어도 한정된 자원 안에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지역 주민들의 삶을 보다 낫게 만들까 고민하는데 핵심이 있다.

암에 걸리면 사회로부터 도태되어 돌아오지 못하는 현재 우리 사회의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고, 어떻게 하면 이런 것을 함께 바라볼 수 있을지 고민을 하며 좌담회에 나오게 됐다.

공공이나 연구자님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암 환자 단체의 대표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 분들이 느끼고 있는 문제는 동일한데 접근하는 방식이나 사용하는 언어가 다른 것을 느꼈다. 이곳저곳에서 산발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들이 하나로 합쳐지면 지금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접근하고 잘 해결할 수 있을 텐데, 그러한 노력들이 중복되고 힘이 모아지지 않아 약한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20대, 30대 젊은 암 생존자분들과 소통을 하다 우리가 직접 모임을 만들어보자고 의견이 모였고, 작년 5월에 암 생존자 리빙랩 모임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저와 다른 기업 분, 그리고 암 생존자이면서 2030 암 환자를 돕는 ‘또봄’이라는 팀을 운영하시는 분들, 총 4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참여하는 분들이 30명 가까이 늘었다. 변호사, 디자인 씽킹 전문가, 디자이너,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분야에 계신 분들이 취지에 공감해 함께하고 있다.

낮에는 모두 직장에 가셔야 해 주로 저녁에 모인다. 그 분들은 취미생활처럼 오가며 가치를 만들어 내는 활동에 가슴이 뛴다고 말씀하신다. 리빙랩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할지, 장기적으로 어떤 제도의 개선을 제안할 것인지 논의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노인복지 문제 해결, 지역주민 역량 끌어 올려 함께 가야
 

▲1월 23일 한국에자이 혁신라운지에서 개최된 현장중심 커뮤니티 케어 좌담회에 참석한 캐어유 신준영 대표이사(오른쪽)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성지은 연구위원.(사진=정명곤 기자)

◇ 신준영 대표 = 미국에서 직장을 얻기 위해 처음 가게 된 곳이 요양원이었다. 그 곳에서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시는 분들과 치매 어르신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교육 콘텐츠와 관련한 일을 하다가 게임과학고등학교에서 근무를 하며 기능성 게임을 접하게 되었다. 전북대학교 정신과와 신경과 의사선생님을 학교로 모셔서 학생들을 교육시키기도 하면서 함께 치매 관련 게임 제작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나의 연구과제로 끝난 이 일을 조금 더 하고 싶어 2014년에 시니어를 위한 디지털 콘텐츠제작이라는 목표로,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만들며 (주)캐어유를 창업했다.

많은 분들이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치매검사 프로그램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정신건강테스트”를 만들었고 이후 “엔브레인”이라는 인지능력향상(치매예방)게임을 만들었다. 창업 이후 약 2년 정도는 콘텐츠 개발에만 전념했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어르신들에게 앱을 소개하기 위해 현장에 나갔는데 앱을 설치하는 것 자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회사가 소재하고 있는 안양에는 청소년 보호 관찰소가 있다. 봉사활동을 온 청소년들이 복지관에 와서 접시 닦기 등의 허드렛일 하는 것을 보게 됐다. 이 친구들을 교육해서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 활용법과 캐어유의 치매예방 앱을 알려드리는 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크라우드 펀딩 후원과 구세군과 지역 분들의 도움으로 자금을 마련해 안양과 군포 소재의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앱 사용법을 교육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지역 복지관에 가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치매검사와 예방프로그램을 알려드리는 수업을 시작했다.

복지관에서 청소년들에게 아르바이트 시스템을 마련해 주셨고, 2년 정도 진행되었다. 그 이후에는 전국의 대학생 자원봉사단들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됐다.

현장에서 느끼는 감동과 보람은 너무 많았지만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 아니기에 지속하지 못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투 트랙으로 움직였다. 치매 관련된 R&D 사업을 지속하며, 동시에 민간 자원을 활용해 활동을 어떻게 확산 해 나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대학교의 사업단과 사회복지학과 실습생들과 함께 치매안심센터에 치매 케어 관련 디지털 장비와 콘텐츠를 납품하기도 하고, 치매안심마을을 구축하면서 IOT제품들과 함께 필요한 앱을 제작해 납품하기도 한다.

현재 주요 사업은 건강한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전국의 300여개의 노인종합복지관을 대상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활용한 치매검사와 예방프로그램(엔브레인)과 관리프로그램을 보급하는 것이다. 노인복지 현장의 많은 정보들이 있지만 효과적인 케어를 위해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캐어유는 2018년도부터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와 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인지훈련 시범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콘텐츠 개발과 더불어 인지훈련 가이드북 제작과 인력양성까지 치매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작년에 행안부 리빙랩 연구 프로젝트로 진행된 “지역의 공동체를 활용한 사회적 약자 삶의 질 향상 지원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사회주택, 미세먼지, 건강공동체에 대한 시민주도적인 솔루션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리빙랩 모델을 알게 됐고, 성지은 연구위원님의 논문을 많이 접하게 됐다.

사실 리빙랩을 진행하면서도 괴리도 있었다. 프로젝트의 시간적 한계와 더불어 리빙랩이 하나의 좋은 모델이긴 하지만 연구 프로젝트가 현장에서 실효성있게 정착해 가는 것과 계속해서 내 몸에 착 달라붙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런 시도와 도전 자체는 굉장한 의미로 참여한 연구원을 비롯한 리빙랩 관계자 모두에게 다가왔다.

다른 복지 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노인복지 분야는 자원을 계속 투자해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열악하다. 다양한 자원들이 투입되고 효과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제가 생각한 결론은 지역 주민들이 치매를 비롯한 노인문제와 자원 활용에 대한 학습 역량이 높아져야 치매 친화적인 환경과 커뮤니티 케어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거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치매관련 디지털 콘텐츠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세대 간을 연결해 줄 수 있는 접점과 도구로서 장점이 있다.

어르신들께 디지털 기기와 콘텐츠 활용법을 알려드리면 새로운 경험과 자극을 통해 어르신들 스스로가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 서비스를 통해 어르신 스스로가 인생의 당당한 주체로서 남은 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동기와 자극을 드릴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청년이나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노인복지 현장에 참여해 지역사회와 어르신들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야 세대 간의 소통은 물론이고 변화와 혁신이 일어나 커뮤니티 케어가 완성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캐어유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도전 의제를 제시해주는 일들을 계속 해나가고 싶다.

 

대한민국 사회복지 서비스 품질은

서비스 제공자 수준에 의해 결정
 

▲복지유니온 장성오 대표이사가 1월 23일 한국에자이 혁신라운지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삼킴 장애를 앓고 있는 어르신을 위한 연하식 제품과 서비스를 만든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 장성오 대표 =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9년 정도 사회복지사로서 노인 복지관이나 요양원에서 근무를 했었다.

대한민국의 사회복지 서비스 품질은 서비스를 행하는 사람의 수준에 의해 결정이 된다. 독거 어르신 도시락 배달을 예로 들면, 도시락을 만드는 사람의 실력에 따라 서비스의 품질이 달라진다. 어르신이 치아가 없어도 일반 도시락을 가져다 줄 수밖에 없다.

요양원에서도 상황이 열악하다. 삼킴 장애가 있는 노인에게 부드럽게 조리된 연하식을 제공해야 하는데, 일반식에서 죽으로 넘어가다, 바로 코를 통해 영양을 제공하는 일명 콧줄을 사용한다.

외국의 경우 삼킴 장애 환자를 위한 연하식이 단계별로 준비되어 있고, 단계에 맞춰 환자의 퇴화도 더디게 이루어진다.

복지 대상자들의 인권적인 요소 없이 공급자의 수준에 의해 서비스가 결정되는 것을 보면서 왜 현장에선 이렇게 밖에 될 수 없을까 고민을 했다. 공공 복지전달체계 안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사회적 기업 방식으로 한 번 해결해 보자는 결정을 했다.

삼킴 장애가 있는 분들을 위한 식품을 만들어서 복지전달 체계 안에서 제가 만든 상품을 쓸 수 있도록 해보자는 생각에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제품을 만들어 출시했다.

2013년부터 제품을 만들기 시작해 2014년부터 상용화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성과가 좋지 않았다. 대중의 인식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대한민국에 1인 가구 노인 인구는 약 140만 명에 이른다. 이 분들이 겪는 대표적인 어려움 중 하나가 식사이다.

어르신들이 조리를 하고 홀로 외롭게 식사를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장을 보고 구입한 식재료를 들고 오는 것이 더욱 큰 문제였다.

노인들이 삶의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런 것에 대해 사실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문제로 인식을 한다거나 대책을 마련한다거나 하는 부분은 아직까지 미비하다.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식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입원을 선택하는 노인들이 전체 노인 입원 환자의 10% 이상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이 우리나라가 당면한 현실이다. 식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상황은 막고 싶어 우리 회사에선 두 트랙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하나는 간편식 제조이고, 또 하나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열린 밥상’의 운영이다.

어르신들이 식당을 저렴하게 이용하면서 식사도 하고,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참여해 공동체 속에서 말동무도 사귀며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일종의 사회서비스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며 독자적으로 노인들의 식사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 왔는데, 앞으로 다양한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시범사업 등에 참여해 같이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 사회 = 현장에서 활동을 해 오는 과정 중 느꼈던 점 등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

 

日 치매 어르신 사회 시스템 속 일상생활 영유… 이런 요소가 사회적 자본
 

◇ 서정주 부장 = 일본에서 60세 치매 노인과 공감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의사, 간호사, 치매노인 세 분과 함께 대화를 나눴는데, 노인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공감하는 자리였다.

어르신이 쉐어 하우스에서 혼자 사시는데 기억은 간헐적으로 깜박깜박한다고 하지만 취미 활동도 하시고, 친구들이랑 자주 어울리시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계셨다. 회사에서 왜 이런 분이랑 공감활동을 하라고 하는지 의아했다.

어르신이 먼저 퇴실을 하시고 의사 선생님께서 설명해 주셨다. 어르신들의 주변 친구들이 질병을 이해하고 있고, 거주하고 있는 쉐어하우스와 지역사회에서 어르신을 위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커뮤니티 안에서 어르신이 길을 잃었을 때 도와줄 수 있는 프로세스나 인프라가 갖춰져 있었다.

이 어르신이 만약 한국 사회에 있었으면 기관에 입원해 있어야 할 정도로 굉장히 치매가 진전된 상태인데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지역 안에서 일상생활을 영유할 수 있었던 거다.

의사 선생님은 이러한 요소들을 사회적 자본이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의료파트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기업, 지역사회, 공공이 힘을 합쳐야 축적할 수 있으며, 우리가 지역에서 존경받는 인격체로 살아갈 수 있다는 말씀을 듣고 굉장히 큰 감동을 받았다.

마이클 마멋이라는 분이 ‘건강격차’라는 책을 통해 환자에게 심리 사회적 요소가 질병을 치료하는데 얼마나 큰 요소인지 설명하고 있다.

마이클 마멋은 환자가 퇴원해 사회로 돌아가면 다시 그 질병에 걸릴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환자를 퇴원시키는 것이 의사로서 해야 하는 일인가 고민하다가 사회를 연구하게 됐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 암 생존자들도 치료를 마치고 퇴원을 했지만 직업을 잃었고, 사회적 편견으로 고립되어 외롭다. 그러다 보면 암 재발이 쉬워질 수 있고, 사회로 복귀하지 못해 보호해야 하는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하면 사회적 자본을 형성해 도와야 할지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기업이 수익도 나지 않는데 이런 부분에 어떤 이유로 참여를 하느냐란 질문을 많이 받는다.

많은 기업들이 환경이 너무나 빨리 변화하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비즈니스가 10년 뒤에는 아예 없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외국 기업들은 사회적 문제를 인지하고 공감하며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니즈와 산업을 찾아내는 문화가 익숙하다. 이곳이 바로 블루 오션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직 이러한 사회문제 해결을 기업이 대응해야 할 섹터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알아 차렸지만 내부에서 어떤 저항이 있어서 행동하지 못할 수도 있고, 그런 면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봤다.

 

사회적 니즈 파악 교육… 커뮤니티 케어 분야 스타트업 나올 수 있어
 

▲캐어유 신준영 대표이사가 1월 23일 한국에자이 혁신라운지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노인 복지 영역의 문제인식 확산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커뮤니티 케어 관련 스타트업 창업을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사진=정명곤 기자)

◇ 신준영 대표 = 사실 우리나라에도 고령화 문제를 기술적 요소들을 결합해 해결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로봇을 비롯한 다양한 앱과 IOT 제품과 서비스들이 그 예이다.

제 경우에도 지역의 대학생들과 함께 한 학기 동안 노인복지관에 가서 어르신들도 만났고 인터뷰도 하면서 치매예방 기능성 게임을 만들었고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급했었다.

비록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런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사회적인 니즈를 파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나아가 이와 관련한 스타트업 등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그런 경험과 기회를 효과적으로 주지 못하고 있다.

노인 복지 영역의 문제 인식은 40대, 50대가 주축인 요양보호사, 생활보호사, 자원봉사자들 외에는 현장을 잘 모르고 있다.

우리가 자주 볼 수 있는 어르신은 건강한 분들이 대부분이다. 요양원뿐만 아니라 집에 계시더라도 취약한 상황과 환경에 계신 어르신들도 많이 있다. 이런 상황들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가족 문제에서 사회적 문제로 인식 전환 필요

 

◇ 장성오 대표 = 가족의 문제에서 사회적 문제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치매, 어르신 식사 장애, 암 환자 등의 문제는 과거 전통사회에선 가족의 문제였다. 요즘은 노인부부나 1인 세대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언제까지 가족의 문제, 가족의 책임만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노인부부 세대에서도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정년퇴임한 할아버지의 식사를 챙겨줘야 하는 가사 부담의 갈등 문제가 있다.

세 끼니를 집에서 먹으면 삼식이라는 인권을 비하하는 이야기를 우리 사회는 개인의 문제로 인식하고 웃고 넘어간다.

할머니도 가사 노동이 부담이 되고, 사회 활동도 하고 싶은데 못하니 할아버지가 나쁜 사람이 된다. 건강과 행복을 위해 누구나가 누려야 할 기본권인 식사 문제가 가정의 문제, 부부의 문제로 인식이 되어 방치되는 것이다.

노년에 부모님의 식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자녀들은 과연 인식하고 있을까? 사회 전반적으로 인식이 없다.

이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보편적인 사회보장 시스템 내에서 노년에 누구나 식사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케어할 필요성이 있다.

대한민국의 사회복지 전달체계에도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는 복지 서비스를 보통 민간업체에 위탁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민간위탁 복지서비스라는 것은 보조금을 받아서 운영하는 것이고 보조금 사용에 대한 책임, 사용에 대한 투명성 등이 강조가 되다보니 현장에선 복지 서비스에 대한 질 보다 보조금 사용 집행에 대한 행정적 투명성 부분이 더 요구되는 상황이다.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민간위탁서비스를 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더 공무원화되고 관료화 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에선 비용을 덜 들이면서 효율을 내기 위해 복지법인에 위탁을 하고, 복지법인에선 예산의 한계로 이것밖에 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하며 좋은 서비스의 책임을 넘기는 모양이다.

복지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대상자가 시장의 개념이고 고객의 개념이었다면 이야기가 달랐을 것이다. 고객이 아닌 수혜자로 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선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공공이 직접 나서서 진행하고 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라든지, 돌봄SOS센터라든지 이런 것들을 직접 공공에서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부처의 벽 넘어 각 파트 함께 만들어 나가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성지은 연구위원이 1월 23일 한국에자이 혁신라운지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사회복지 서비스 예산을 절감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선 보건복지부 뿐만 아니라 타 부처와 기업 등이 벽을 허물고 함께 들어와 협업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 성지은 연구위원 = 기업이 커뮤니티 케어에 사회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식을 가지고 들어왔는데 이것이 이례적인 것이 되어선 안 되겠다. 이러한 활동이 미래의 먹거리 창출과 복지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부분까지 연결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복지의 주요 관할 부처가 보건복지부다보니 특성상 규제 등으로 연결이 된다. 이런 이유로 기업 외에 정책과 과학기술 등 새로운 부분들이 함께 들어와 주어야 한다.

사회복지 서비스 예산을 절감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은 보건복지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이 들어와야 하니 산업부의 역할이 필요하고, 예산 절감을 위해 과학기술이 접목되어야 하니 과기정통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이 문제를 공감하고 니즈를 발견해 스타트업들이 나올 수 있으며, 하나의 새로운 동력으로 가야하는데 커뮤니티 케어가 블루오션인 줄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영역도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기사는 <[커뮤니티케어활동가좌담회] 케어문제 해결 복지부만의 문제일까?(하)>에서 계속됩니다.

 

정명곤 기자  mkchoung@sanha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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