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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정책분석좌담회] 허가 인증까지 받은 첨단 제품을 왜 팔 수 없을까?(하)
  • 정명곤 기자
  • 승인 2018.11.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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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인증 제품 신뢰 부여…캐나다 BCIP 제도

세계 수준의 R&D 투자, 끝단 데이터 없었다

기술사업화 포트폴리오 전주기 구성이 대안

혈액원 늘려 독과점 네트워크 약화 정책 펴야

국내 기술,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만큼 성장

세금 기반 공공조달 국내 혁신 제품 적용 필요

 

▲한국과학기술정책플랫폼협동조합(KSPP) 박미영 연구위원이 2018년 11월 8일 제주 한화리조트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국내 공공혁신조달 시스템 개선을 위해 캐나다에서 운영하고 있는 BCIP 제도를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 대안을 제시하다.

 

“캐나다에서 운영하는 BCIP 제도를 벤치마킹해 국내 공공혁신조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 박미영 연구위원 = 우리나라가 도입했으면 하는 제도가 있다. 바로 캐나다에서 운영하고 있는 BCIP(Build in Canada Innovation Program, 캐나다 연방 조달청 혁신정책사업 제도)이다. 국내에 이 제도를 벤치마킹 해 공공혁신조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이 제도는 국가가 허가 인증을 받은 자국의 혁신제품에 신뢰를 부여하는 장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구 개발된 혁신제품이 부처로부터 허가‧인증을 받았어도 병원 등에서 사용한 사례가 거의 없다.

시장에 가만히 놔두면 혁신 기업만의 힘으로 국내 시장을 뚫을 수 없기 때문에 캐나다의 사례처럼 국가가 나서서 검증된 업체에 신뢰를 부여하는 것이다.

국가가 혁신기술 제품을 구매하여 테스트한 후 피드백을 주는 것이다. 제품을 써 보고 기업에 피드백 정보를 주고 기업은 제품을 개선해 또 다른 성과를 만들어 낸다. 이런 제도가 우리나라에 꼭 필요하다.

조달청이 이런 제도를 싫어할 이유가 없다. 부처가 직접 할 수 없으니 예산을 조달청에 주고, 조달청이 전담기관을 만들어 권한을 이양해 실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된다. 결국 국가가 해결해 주는 것이다.

국가가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가진 기업을 신뢰해주고, 수요처도 발굴해주고, 수요처의 구체적인 스펙들을 공급기관에 주는 것이다.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전략이다.

이런 것이 우리나라 시스템에서는 굉장히 소극적이다. 적극적으로 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계속 어필을 해야 한다.

 

“기술이 현장에 맞게 수차례 개량 및 검증되어 신뢰할 수 있다는 부분을 정부가 이야기 해준다면 어떤 형식으로든 기록해 외국에 가지고 가고 싶다.”

 

◇ 성지은 연구위원 =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사례가 있다. 최근에 지자체 곳곳에서 스마트 시티에 리빙랩을 활용하고 있다. 많은 기업에서 들어와 스마트 시티에 신기술을 적용한다.

이 기업들 역시 신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나가려고 한다. 그런데 글로벌 시장에서 묻는 말이 “너희 국가에서 써봤느냐”는 것이다. 기업 관계자들이 리빙랩 발표를 듣고선 “리빙랩을 통해 세종시든 부산시든 스마트 시티에 적용해 이것을 어떤 형식으로든 기록해 외국에 가지고 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테스트 베드에서 신기술이 검증이 되어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R&D에 리빙랩을 적용했는데, 리빙랩을 통해서 기술이 현장에 맞게 여러 차례 개량이 되고 검증이 되어 신뢰할 수 있다는 부분을 정부가 이야기해 주면 된다는 것이다.

신기술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끔 정부가 나서서 규제를 낮춰주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든 해 이런 부분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리빙랩 안에 담아달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

기업이 신기술을 테스트 베드로 얹을 곳이 없으니 리빙랩 사업에 얹어 달라고 했던 것이다.

 

◇ 김소연 대표 : 이 달 초에 발표한 조달청의 조달계획에서 특정 아이템을 구입하겠다는 공고를 보았다. 그런데 이 혜택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정보가 없다. 조달청,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 보건복지부에 문의해봤지만 충분한 정보 제공을 받지 못했다.

 

◇ 성지은 연구위원 = 과기정통부 등 타 부처에서도 기술사업화 주기의 끝단인 판매 부분의 지원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우리나라처럼 R&D에 예산을 과감하게 투자하고 지원하는 나라가 세계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단의 데이터가 없다.”

 

▲2018년 11월 8일 제주 한화리조트에서 개최된 심층정책분석좌담회에 참석한 한국과학기술정책플랫폼협동조합(KSPP) 박미영 연구위원(오른쪽)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성지은 연구위원.(사진=정명곤 기자)

 

◇박미영 연구위원 = 우리가 이 문제를 바라볼 때 기술 성숙도와 시장 성숙도를 함께 고려해야한다. 우리가 사업화를 시도할 때 기술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시장 성숙도를 같이 고려해야 한다.

이번에 바이오 기술 중장기 성과분석에 대한 연구를 했다. 성과 분석을 해야 하는데 뒷단의 성과 자료가 없다. 과기정통부도 개발된 기술이 상용화까지 가는 것이 숙제인 것이다.

해외 사례와 비교를 해봐도 이렇게 국가가 예산을 과감하게 투자하고 지원하는 나라가 없다. 그런데 그것이 어떻게 쓰이고 효과를 냈는지에 대한 끝단의 데이터가 없다.

 

◇ 김소연 대표 = 우리나라의 R&D 지원이 끝단의 힘이 없다. 산업부도 중기부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데 끝단 까지 간 사례가 많지 않다. 기술사업화의 끝은 상품화이고 상용화이다. 사업화의 뒷부분인 판매 부분에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판매의 성공이야말로 눈에 보이는 성과이고 기술 개발의 종착점인데 이 점이 무척 아쉽다.

 

◇ 성지은 연구위원 = 최근에 부처 간 협력해 이어달리기를 시도하려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에서도 그런 부분이 약한 것인가?

 

“부처의 이어달리기가 힘들다면 부처별로 전주기 기술사업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된다.”

 

◇ 김소연 대표 = 이어달리기라고 하는 부분에도 문제가 있다. 이어달리기 위해서는 R&D가 필요한 것이 아닌데 부처에선 기업에 R&D를 주어서 다시 시작하라고 한다.

과기정통부의 경우 대학교나 연구소를 중심으로 지원을 하는데 앞에서부터 시작해서 뒤에까지 못가고 막혀있다. 대학 교수나 연구소를 대상으로 기술 창업을 하라고 하지만 판매까지 성공한 사례가 얼마 되지 않는다.

산업부에선 학교나 연구소에서 개발된 기술은 기술성숙도가 낮아 제품화에 어려움이 있으니까 기업에 직접 R&D를 주어서 하겠다는 식으로 똑같이 가고 있다.

이어 달리기라고는 하지만 부처 주체와 투자 대상만 다르고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뛰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는 기술사업화의 뒷단만 하겠다고 하고 또 처음부터 다시 R&D를 하고 있다. 병원 중심으로 의사들 보고 창업하라 하고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플레이어들에게 잘 하는 부분을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하는 부분을 맡기도 그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를 주면 되는 것이다.

의사 선생님들은 초기 개발할 때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임상실험하고, 중간허가받고, 산학협력을 하는 역할을 부탁드리는 것이 맞다. 사업화는 사업 전문가가 담당하는 것이 많다. 그러나 부처들이 계속 앞단에서만 뛰고 있다.

기업이 상용화라는 뒷단을 맡아야 하는데 기업을 보고 기술개발부터 다 하라고 하니까 이어달리기가 안 된다.

과기정통부도 산업부도 부처 간 서로 양보가 힘든 부분이 있다. 이어 달리기가 힘들다면 기술사업화 포트폴리오를 부처별로 전주기로 구성하면 된다.

 

◇ 박미영 연구위원 = 기업에서도 기술과 관련해 대학교에서 가져온 기술이 어디에 있나 우리가 개발을 해야 한다고 말을 한다. 이것도 정말 건설적이지 못한 사고방식이다. 학교에서도 기술성숙도가 높은 상용화에 가까운 기술들이 있다. 그런 기술들을 가져와 고도화 하고 제품화 하는 부분도 활성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김소연 대표 = 저는 교수 출신 기업인이라 학교에서 개발된 기술의 특성과 의의에 대해 이해도가 있지만 주변 기업 대표님들을 만나보면 ‘학교가 뭘 아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것 역시 편견이고 잘못된 생각인 것 같다.

 

"국내 혁신 제품을 공공기관이 사용하면 국민이 받는 공공서비스가 증대된다. 국내 기업과 산업이 성장해야 고용창출의 효과가 있다."

 

 

▲피씨엘(주) 김소연 대표이사 겸 동국대학교 교수가 2018년 11월 8일 제주 한화리조트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국내 혁신 기업 제품의 공공기관 조달은 국민이 받는 공공서비스 증대와 일자리 창출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 성지은 연구위원 = 본의 아니게 스마트 시티 리빙랩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그런데 대표님께선 리빙랩이 이러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보나?

 

◇ 김소연 대표 = 리빙랩이 문제 해결의 방법론으로서 무척 좋다고 본다. 의료기기도 이제는 제품만 파는 것이 아닌 서비스를 판다.

저희가 제공하는 체외진단기기는 헌혈을 하는 혈액원의 혈액을 환자에게 수혈하기 전에 여러 개 바이러스가 감염이 되었는지 동시에 안전 진단을 하는 제품이다. 제품은 세계 최초의 고위험바이러스 다중진단제품으로 우수성이 입증이 되었지만, 제품을 혈액원에 제공을 할 때에는 제품 뿐 만 아니라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

제품은 오랜 기술개발을 통해 완성 할 수 있지만, 서비스는 실제 시장의 경험을 통해서만 나올 수 있다. 때문에 경험을 축적할 시장과 시간이 필요하다.

다국적 기업들은 지난 30년간 국내시장을 테스트 베드로 삼아 서비스 질을 높여왔다.

제품만 팔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기술은 이미 상당히 전문화 되어 있고, 사람들은 이미 편한 것들을 써왔다. 다국적 회사들이 제공하는 네트워크도 쓰는 사람들의 편의를 돕기 위한 서비스이다.

국내 기업의 혁신 제품을 국내 공공기관이 사용하면 국민에 대한 국가적인 서비스가 증대된다.

이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혈액 낭비도 막을 수 있다. 기기를 활용해 혈액을 동시에 여러 개 진단을 하면 안정성도 높아지고 혈액 낭비도 최소화 할 수 있다. 기업과 산업이 성장하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고용창출의 효과도 있다.

 

“혈액과 관련한 세계적 트랜드는 PBM(Patient Blood Management)이라고 해서 피를 아끼는 것이다. 우리나라만 유독 PBM을 하지 않는다.”

 

◇ 성지은 연구위원 = 혈액 낭비가 심한가?

 

◇ 김소연 대표 =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어서 피가 모자란다. 고령화 사회가 될수록 혈액이 많이 필요하다. 고령자가 많아짐에 따라 헌혈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든다. 아픈 인구는 많아져 약이 많이 필요한데 약 역시 혈액을 기반으로 많이 제조를 한다. 인공 혈액으로 일부를 만들 수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양을 만들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혈액을 아껴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전 세계 혈액의 트랜드가 PBM(Patient Blood Management)이라고 해서 피를 아끼는 것이다. 외국 의료기관에선 수술시 PBM에서 허용된 혈액 사용량을 정확히 지켜야 한다. 어떤 수술에 혈액을 얼마까지 쓰라고 정해져 있다. PBM 협회 등을 통해 적게 혈액을 쓸 수 있는 수술 방법에 대한 논문도 많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유독 PBM을 하지 않는다. 외과의사 선생님께 여쭤봤는데 수술을 할 때 혈액이 1/10 정도 남는 경우 다시 쓸 수 있는데 규정도 없고 바쁘고 귀찮아서 버린다고 한다.

해외에선 수혈을 하지 않고 수술을 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많이 되어 있다. 수혈학회에 가면 PBM 밖에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 것이 우리가 앞으로 살 길이기 때문이다.

해외 국가들의 경우 혈액을 국가가 관리하고 있다. 국가가 관리하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PBM을 엄격히 지킨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혈액사업의 90% 이상을 특정 혈액원이 독점하고 있다. 이 기관은 봉사기관이기도 하지만 혈액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독점으로 인해 혈액관리의 효율성과 효과성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 박미영 연구위원 = 혈액은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분야로 안전한 혈액의 안정적 공급이 필요한 분야다. 사람에 의해 공급되기 때문에 공급에도 한계가 있는 자원이다. 따라서 국가가 투명하게 관리를 해서 피의 낭비를 최소화해야 한다.

혈액과 관련해서도 이제는 정부 차원의 관리와 책임을 더욱 강화해야한다. 그래야 혈액의 공공적 관리를 통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또 안전한 혈액의 안정적 공급과 관련된 기술개발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관리하는 혈액 관리원을 만들고 그 기관을 통해서 국민의 혈액을 관리해 낭비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글로벌적으로 대응해야하는 PBM도 이제는 동참해야한다. 이런 일들은 공공의 영역이기 때문에 국가가 주도해서 컨트롤파워를 만들고 시스템이 작동되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런 틀이 도입되어야 혈액과 관련된 공공 서비스 개선을 위해 혁신기업들의 활동 공간도 확보될 수 있다. 기존 독점기업과 다국적기업의 네트워크로 인해 국내 판로를 뚫지 못하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이제는 패러다임을 새롭게 제시하고 바꿔야 한다.

이미 김상희 의원실에서 혈액 거버넌스를 국가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법안을 발의한 적이 있다.

 

◇ 성지은 연구위원 = 과기정통부내에서도 대학과 출연(연) 등을 대상으로 앞단인 R&D에 상당한 노력과 예산을 투자했는데 사업화, 실용화 등 끝단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산업부 쪽에서도 기업을 대상으로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성공하는 새로운 기업이 나오기 어려운 상태이다. 보건복지부 등 타 부처도 이러한 이유로 난감한 것이다.

고령화가 혈액 부족 문제로까지 연결되는 것은 미처 알지 못했다. 최근에 암 생존자 리빙랩이 형성되었다고 해서 행사에 참석했었다. 그 곳에는 오랫동안 돌봄 활동을 해 오셨던 분, 치매 환자를 치료하시는 의사 선생님, R&D사업을 통해 보건의료 기기를 개발하는 연구자, 암 경험자분들이 리빙랩이라는 개념으로 함께 하겠다고 모여 계셨다.

암이라고 하면 우리가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만 알았지 그 분들이 평생 살아가면서 짊어져야 할 경제적·사회적·정서적인 부분을 놓치고 있었구나라고 크게 느끼고 왔다. 2016년 암 경험자가 161만명으로 암환자 3명 중에 2명이 생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20-30대 암 환자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살 수 있을까’가 아닌 ‘어떻게 살아야 할까’로 바뀌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이 정말 필요하구나를 실감하고 왔다.

혈액 관련 부분도 저의 영역을 뛰어 넘은 생각지 못한 사항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이 해야 할 일들이 정말 많고 그 역할도 무거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보건의료의 패러다임으로는 현재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 더 이상 대응하기 어렵다. 보건의료 수요와 함께 사회적 의료비용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문제는 많은 비용이 투입되어도 문제해결이 잘 안되고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 환자, 돌봄·케어 주체 등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면서 병원만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그리고 내가 사는 지역사회에서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이다. 늘어나는 공공 서비스 비용을 어떻게 줄여나가면서 그 질을 고도화할 것인가는 모두가 함께 풀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고약한 과제이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공유가치 기업들이 좋은 기술로 값싸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사회적 비용도 줄이면서 서비스의 질도 높여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정부차원에서 재단이나 지자체 통해 혈액원 더 많이 만들어 독과점 네트워크를 약화 시키는 정책이 유효하다.”

 

◇ 김소연 대표 = 혈액 분야의 많은 국내 전문가들은 ‘국가에서 혈액의 관리를 못할 상황이라면 재단이나 공공성이 있는 기관에 위탁을 해서 국가 혈액관리원 등을 만들어 관리를 해야 한다’라고 수차례 제안을 한 바 있다.

해외의 경우 대형 병원에는 혈액원이 있다. 우리나라는 혈액관련 사업의 시장구조가 독점이다. 오래된 특정 혈액원이 혈액의 약 90%를 관리하고 있다. 다른 혈액원이 있지만 규모가 작다.

정부차원에서 혈액원을 더 만들어 독과점 네트워크를 약화시키는 정책도 유효하다고 본다.

암 생존자 리빙랩과 더불어 보건 의료가 함께해서 고령사회 대처와 PBM 도입 등을 고려해 리빙랩 방식을 활용해 혈액원을 만드는 방법도 좋겠다.

의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 한 곳을 정하거나 보건복지부에 위탁한 사업에 한해서 진행하는 것을 제안한다. 리빙랩 시범사업을 해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 진행해 보는 것이다.

노령화를 대비한 리빙랩을 통해 이 사업을 함께 녹여낸다면 좋겠다는 판단이 든다. 어르신들이 살기 좋으려면 병원이 잘 갖춰져야 한다. 이런 이유로 수도권에 많이 초점을 맞추는데 지역사회도 중요하다.

지역사회도 혈액 부족이 문제이다. 혈액을 항상 타 지역에서 공급을 받는다. 리빙랩으로 노령화를 대비한 혈액원을 지자체에 하나 만들면 된다.

 

◇ 성지은 연구위원 = 어르신들이 살기 좋은 마을 등 고령화 대비와 관련된 부분, 혈액 절약과 관련된 부분 등 다양한 개념들이 반영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과기정통부에서 국민생활연구와 다 부처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거기에 리빙랩이 들어가 있다. 사업에 참여했던 박사님들이 리빙랩을 통해서 시험인증까지 갔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전례가 없어서 이 시험 인증을 받을 곳이 없었다. 결국 외국을 통해 시험인증을 받아 역으로 들어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저는 시험 인증만 받으면 당연히 제품화되어 판매로 이어질 줄 알았는데 김 대표님께서 그 것이 아니라고 말씀해 주셨다.

 

“국내 혁신기업의 기술 수준은 글로벌 회사들과 경쟁 할 수 있을 정도로 높아졌다. 상황이 변화한 만큼 정책적 지원도 이 부분 고려해야한다.”

 

◇ 김소연 대표 = 허가‧인증과 판매는 다른 영역이고 기술사업화 주기에서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다.

30여 년 동안 우리 기술력을 가진 제품이 없었기 때문에 다국적 기업의 제품을 쓰고 있었다. 기술력을 끌어올려 제품을 만들었는데 우리 국내 시장은 이미 해외 기업의 제품이 공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국내 혁신기업들이 그 것을 어떻게 깨고 국내 시장에 진입해 판매 이력을 쌓아 글로벌로 나갈 것인가가 핵심 문제이다.

 

◇ 박미영 연구위원 =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이 글로벌 회사들과 경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높아졌다. 상황이 변화한 만큼 정책적인 지원도 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 김소연 대표 = 이탈리아가 패션 명품으로 유명하지만 의료기기 분야에도 세계적으로 알려진 명품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몇몇 대기업 제품들을 빼면 내세울 만한 제품이 없다. 우리나라에 의료기기 명품이 왜 없을까?

 

“답이 있는데 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이런 혁신제품이 있는지 모르든가, 다국적 회사의 네트워크와 견제가 심해 모르는 척 하든가.”

 

◇ 사회 =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정리와 마무리 발언을 부탁드린다.

 

◇ 김소연 대표 = 첫 번째는 우리가 운용하고 있는 조달 입찰 공고에 혁신기업이 신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공공기관의 조달이 이루어진다. 조달 아이템 중에 다국적 기업의 제품을 쓰고 있던 부분에 국내에서 개발·인증된 혁신적 제품이 등록되면 우선구매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우선구매제도가 마련되어 있지만 혁신 기업 중에서 우선 구매를 해 본 기업은 의료기기 업체 중에 아무도 없다.

볼펜이나 컴퓨터 등 품목 제한이 되어있다. 최신 기술을 반영한 혁신 제품들이 더 들어올 수 있도록 품목을 수정해 줄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는 고용문제이다. 일자리 창출의 해답은 창업한 혁신기업이 기술사업화의 세 번째 산인 판매의 산을 넘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있다.

조달 예산으로 국내 R&D사업으로 개발된 혁신 제품을 구매해서, 혁신 기업들이 국내 판매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에 나갈 수 있게 도와주면, 기업의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고용 창출이 이루어진다.

답이 있는데 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이런 혁신제품이 있는지 모르던가, 또 하나는 다국적 회사의 네트워크와 견제가 너무 심해서 일부러 모르는 척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두 번째는 국내 혁신 기업에 리빙랩과 같은 테스트 베드를 제공해 서비스 제공 역량을 경험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국내 혁신 제품을 시장이 쓰지 않는 이유는 다국적 기업 제품에 비해 서비스능력이 부족해서이다.

그 방법으로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리빙랩이란 큰 범주 안에 혈액 리빙랩이란 작은 꼭지를 만들어 진행해야 한다. 의료기관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법적인 문제가 있다.

 

“결국 정책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으로 복귀했다. 오늘의 논의는 이 전의 논의와 다르지 않고 선순환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성지은 연구위원이 2018년 11월 8일 제주 한화리조트에서 개최된 심층정책분석좌담회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 패러다임을 바뀌어야 한다는 것으로 다시 한 번 복귀했다”며 “오늘의 논의가 그 전의 논의와 다른 것이 아니며 선순환 구조 속에서 맞물려 돌아가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 성지은 연구위원 = 오늘 좌담회에선 “최고 수준의 국내 기술이 왜 현장에서 쓰이지 못하는가?”라는 주제로 문제점을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찾는 시도를 했다.

현장에선 기술개발만이 아니라 시험·인증, 법제도의 문제, 독과점 등 시장구조 문제가 너무나도 공고해서 국내 혁신기업이 들어갈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했다.

대안 부분에선 리빙랩하고도 연결이 되고 결국 정책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으로 한 번 더 복귀를 했다. 이는 오늘의 논의가 이 전의 논의와 다른 것이 아니라 선순환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에 서 있는 기업이 몸소 부딪히고 있는 제도적인 걸림돌과 시장의 걸림돌을 생생하게 이야기해 준 부분을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늘의 토론을 정리하면, 국내 혁신기업에 막혀있는 국내 시장을 정책적으로 열어줘 R&D 투자가 실질적으로 기술창업 기업의 판매 성과로 이어지고, 일자리도 창출하고, 나라의 경제 성장도 끌어 올리고, 국민이 수혜자인 공공서비스를 혁신하자는 것이다.

최근 사업화 모델에서도 정부-기업-시민의 파트너십(Public-Private-People Partnership)으로 4P를 강조하는데, 오늘은 그동안 빠져 있었던 기업의 시각에서 논의를 풀어나갔다.

보건의료에서의 공공 서비스 제고 및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기업의 역할이 필수적이며 현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으면 그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당면한 다양한 국가·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시민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국가·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기업-시민 간의 협력이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그동안 좌담회를 진행하면서 기업을 빼고 이야기했던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기업이 들어와 현장의 민낯을 좀 더 자세히 드러내 주고 대안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관련 기사 : [심층정책분석좌담회] 허가 인증까지 받은 첨단 제품을 왜 팔 수 없을까?(상)

 

 

정명곤 기자  mkchoung@sanha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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