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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해결종합계획 좌담회] 과기혁신본부 서랍을 열다<하>
[사회문제해결종합계획 좌담회] 과기혁신본부 서랍을 열다<하>
  • 정명곤 기자
  • 승인 2018.09.15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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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 연구, 미국‧유럽의 큰 트렌드 부상

내 역할은 C&SD의 커넥터였다

법대로 하란 담당 공무원서 막혔다

연결 활동 누군가 공짜로 해주겠지?

기존 프레임 넘는 새로운 시도 하자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2018년 8월 16일 서울 보건산업창업혁신센터 회의실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2차 종합실천계획은 1차 계획에 비해 과학기술의 사회적 역할과 리빙랩 등 문제해결을 위한 시도가 강화되었다고 말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 성지은 연구위원 = 최근에 스마트시티 사업이 리빙랩과 만나면서 지자체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핀란드 칼라스타마도 그 중 하나이다. 2030년을 목표로 폐허가 된 항구를 사람과 기술이 함께 하는 스마트시티를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과정을 중앙정부와 지자체, 과학자와 시민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 칼라스타마를 다양한 미래기술이 실증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면서 다양한 기술 및 정책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아까 말씀 중에 C&SD는 매우 의미 있는 표현이다. 리빙랩은 기존 개발된 기술들을 연계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 지자체, 기술을 엮는 수단이다. 일터, 삶터, 놀터를 엮어 나가는 더 넓은 의미의 C&SD의 핵심 수단이다.

그동안 전문연구집단을 모아 놓으면 당연히 시너지를 창출하고 그 성과가 흘러서 사회를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시도는 실패했다. 대덕이 그 사례이다.

출연연들을 한 지역에 묶어 놓으면 출연연 간의 협력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소통이 이뤄질 줄 알았다. 그런데 출연연 간의 협력도 되지 않고 지역사회 내에서도 외딴 섬으로 존재한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를 만들어도 실제 살고 있는 삶의 현장이나 생활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질 못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하는 리빙랩 활동은 필수적이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이 엮어 나가고 주민의 평가와 피드백이 반복되면서 기술이 현장 속으로 들어갈 가능성을 높여가게 된다.

리빙랩은 여러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정부 들어 많은 지자체가 리빙랩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존의 R&D와는 달라야 하는데 이를 리빙랩에서 찾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노력을 이번 2차 종합계획 내용에서는 많이 담겨져 있다. 예를 들면, 실증사업의 주체로 지자체를 강조하면서 관련 주체들을 엮어낼 수 있는 사회적 경제 조직의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1차 기본 계획에서도 전향적인 시도가 많았다. 상당 부분 가능성을 보이면서 2차 종합 계획이 만들어지는 디딤돌이 되었다.

이번 2차 종합계획은 그동안 1차 때 시도했던 부분들을 고도화했다. 그리고 작게 실험했던 부분들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확대해 나갔다. 그리고 과학기술과 사회가 적극적으로 만나고 결합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자들 중에서는 직접 리빙랩을 하고 난 뒤 ‘내 역할은 R&SD가 아니라 C&SD였다’라는 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회문제 해결형 사업을 수행하면서 ‘나는 소셜 이노베이터’라고 천명하는 연구자도 등장하고 있다.

어떤 연구자는 ‘리빙랩이 내 연구의 처음이자 끝이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과제는 끝났지만 모든 연구방식을 리빙랩으로 바꿨다고 한다.

방금 김현수 박사님께서 말씀하신 ‘R&SD를 넘어서 C&SD’라는 표현은 큰 의미가 있다. C가 매우 중요하며 R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강조될 필요가 있다.

이런 C와 관련된 활동 때문에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에서 연구자들이 연구개발, 법제도 개선, 리빙랩 운영 등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C는 결코 쉽지 않은 활동이다. 이제 C의 독자성, 중요성을 정부나 과학기술계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R&D의 중요한 과정으로 자원을 배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개 연구, 미국‧유럽의 큰 트렌드로 부상

▲김현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이 2018년 8월 16일 서울 보건산업창업혁신센터 회의실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보건의료 부문에서 큰 트랜드로 부상하고 있는 중개 연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 김현철 수석연구원 = 저도 많이 공감한다. 보건의료 영역에서는 중개 연구라는 것이 있다. Translational Research라고 하고 직역하면 번역 연구라고 번역된다. 기초연구를 병원이라는 임상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번역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거다. 이렇게 기초연구와 현장의 양 끝단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중개 연구자라고 한다.

실험실과 동물에서만 하던 것을 사람에게 시험하려면, 안전성이 요구되는 인간 생체 환경에서 적용가능한지 실제로 쓰일 수 있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이런 연구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기초연구를 굉장히 많이 하는데 매년 출시되는 신약이 감소하면서 연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중개 연구가 하나의 큰 트렌드가 되고 그런 연구를 하는 분들의 역할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혁신 조직을 만들어내는 활동들이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었다.

두 분의 박사님 같은 분들이 그런 중개 연구자 역할을 하시는 거다. 그 전에는 이런 역할을 중요시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원천적인 아이디어나 기술·논문에 대해서만 중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연결하는 역할,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데 꿰어주는 역할에 대해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다.

2차 계획 때에는 매개자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매개자들은 어디에 그 아이디어가 있고, 전문가와 수요자를 어떻게 연결해야 실질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런 정보와 사람들이 연결이 되면 그것이 하나의 큰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커넥터 역할을 하는 분들이 조직화되고 그게 정부 플랫폼과 연결되면 문제해결을 위한 혁신활동을 뒷받침하는 혁신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법대로 하란 담당 공무원서 막혔다

◇ 김현수 선임연구위원 = 우리 연구진은 열군데 넘는 곳에서 실증을 했다. 대표적인 곳이 안산 보네르빌리지 아파트이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스템으로 싱크대에서 음식물을 갈아 내리면 배관을 타고 가서 고액 분리를 통해 처리하고 그리고 여액은 하수도로 배출하는 설비시스템을 적용했다.

우연히 전 안산 시장님이 사는 아파트 단지에 실증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실증사업 허가를 받는데 다 부처 사업이고 환경부, 국토부가 협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안산시장의 전향적인 지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실무 차원의 벽에 부딪쳤다.

허가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판단 근거는 현행법밖에 없다. 환경부로 질의서를 보내도 마찬가지로 담당자는 현행법에 근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기존 법제도 내에서는 전향적인 실험이나 시도는 어렵다. 그래서 국토부가 운영하고 있는 규제 프리존 제도와 같이 리빙랩 운영에 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

리빙랩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어디엔가 근거를 넣어서 기존 법 적용을 유보 받거나, 리빙랩 운영과 관련된 문제를 논의하고 지원할 수 있는 위원회라도 구성해야 한다.

기존에 없는 새로운 장치를 만드는데 시장에서 견적을 받아오라고 한다. 연구진이 일일이 설명을 하고 예상 비용을 추정해서 견적업체에 주어야 행정에 필요한 견적이 만들어진다.

핵심은 기존 법에 저촉되는 내용도 그 적용을 유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거기에 들어가는 시설에 대한 예산을 책정할 때에는 새로운 시도에 합당한 품셈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 리빙랩을 제대로 구축할 수 있다. 또 리빙랩에서 성공한 제품은 지자체가 우선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면 어마어마한 파급효과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현실의 문제 해결까지 갈 거라고 본다.

또 리빙랩을 운영할 때까지 기존 법의 적용을 피해간다 하더라도 새로운 옥동자가 태어났다면 합당한 룰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수행한 사업은 국토부, 환경부, 산자부, 농림부 이렇게 연결이 되는데 관련 과장만 해도 7~8분을 모셔야 한다. 한 자리에 모이게 하는 것 자체가 큰일이다.


◇ 성지은 연구위원 = 지금 말씀은 의미가 있다. 해안에 밀려오는 거대 해조류 문제해결을 위해 관련 분들을 많이 만났다. 재미있는 것은 이 문제해결을 재활용으로 할 것인지 쓰레기로 갈 것인지 접근과 규정이 다 다르다.

그리고 상당 부분 담당 공무원이 키를 가지고 있다. 연구자가 담당 공무원을 이야기하는 순간 문제 해결을 위해서 끝까지 간 것이다. 열정적으로 사회문제 해결형 문제를 했던 연구자가 마지막에 하는 이야기가 담당 공무원이다.

담당 공무원이 관련 법조항을 내세우면서 꿈쩍하지 않으면 모두가 거기에서 손을 놓는다. 시의회와 시장님으로 부터 오케이 받아도 담당 실무자 앞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다. 감사나 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나타나면 거기서 멈춘다.

상위 수준에서의 계획이 실제 변화 움직임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실무자가 감사나 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공무원이 적극 행정 펼 기제 있어야

◇ 한형주 과장 = 종합계획을 추진해 나가면서 협력·소통을 해야 할 사안에 대한 회의체로서 중앙부처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협의회를 운영하고자 한다.

안건의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서 실무협의회도 운영할 예정인데, 보통은 과학기술 관련 협의체에 R&D 관련부서들만 참여한다.

하지만 사회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정책 부서와의 논의가 필요할 경우에는 실무협의회에 정책이나 규제를 담당하는 부서도 참여시켜 협의해 나가고자 한다. 예컨대, 쓰레기 문제라고 하면 폐기물 자원관리부서 등과 함께 논의해 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규정 준수에 대한 책임문제가 있기 때문에 제도개선이 어렵거나 더디게 진행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법령해석을 하거나, 신기술·신산업 분야의 성장지원을 위해 적극 행정을 권하고 있다. 실무협의회에서 얼마나 실질적이고 정교하게 안건화해서 상급 회의체인 민관협의회에서 협의·조정해 나가느냐에 따라 기술개발 성과의 적용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현수 박사님 과제에서도 연구자분들이 일선 공무원까지 모두 접촉을 해보셨다는 건데, 민관협의회를 통해 성과의 적용을 가로막는 장애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우선은, 다 부처 사업으로 추진한 과제들 중에서 성과가 나온 것들부터 쟁점들을 모아 논의해 나가고자 한다.

과기정통부에서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R&D사업을 하고 있어 소개를 드리면, 지자체로 하여금 지역현안 문제를 제시하게 하여 기획이 잘 되어 있으면 중앙정부가 R&D를 지원하는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폐 전자제품서 희귀 금속 찾듯

개인 PC에 잠든 연구 성과 발굴해야

▲김현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018년 8월 16일 서울 보건산업창업혁신센터 회의실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우수한 연구 성과물을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 김현수 선임연구위원 = 도시 광산 사업이 있다. 냉장고 전자제품에서 희토류도 찾아내고, 희귀한 금속 등 가치 있는 것을 발견하는 활동이다.

R&D에도 도시 광산과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R&D는 각자 하고 자기 책상 속으로 성과가 들어간다. 예전에 제가 R&D 성과를 모으는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비용이 어마어마했다. R&D 성과는 어느 곳에서 정리되어 쌓이고 가치 있는 곳에서 쓰여야 하는데 현재는 개인 PC에 쌓여 있는 경우가 많다.


◇ 한형주 과장 = 그래서 과기정통부 일자리혁신국에서는 국가 R&D사업의 성과 활용을 통한 사업화를 촉진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기초‧원천 R&D 성과를 관리·운영하는 산하기관으로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을 두고 있다.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기존 연구 성과의 활용에 대해서, 2차 종합계획에서 제시한 온라인 허브라는 플랫폼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NTIS(National Science & Technology Information Service,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라는 국가R&D 정보시스템에 연구 성과가 들어 있다. 소셜 이노베이터나 사회적 경제 조직들, 또는 연구자가 특정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존의 R&D성과를 응용, 융합, 발전시키는 활동들을 활발히 했으면 한다. 이러한 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온라인 허브와의 연계를 고민하고 있다.

사회문제별로 솔루션으로 쓰일 수 있는 R&D과제의 성과들을 온라인 허브에 올려놓거나 NTIS 등의 기존 시스템과 연계해 놓고, 이러한 성과들을 솔루션으로 개발하는 의견들을 받아 그 자체가 새로운 사회문제 해결형 R&D과제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생각하고 있다.


연결 활동 누군가 공짜로 해주겠지?

◇ 김현철 수석연구원 = 전문가적인 관점에서 지식, 정보, 사람, 활동을 연결하는 중간자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들의 가치를 인정해 주고 무언가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 예를 들자면 해외 이노베이션 플랫폼에서는 이런 연결 활동에 수익을 배분하는 기제가 있다.

연결활동은 아무나 못한다. 기술 내용의 이해, 기술의 연결처를 추론하는 통찰력, 관련 분야 전문가와의 네트워크가 있어야만 이런 활동이 가능하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조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활동을 누군가가 해주거나 그냥 무보수로 해주겠지 생각하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 이런 활동은 상당히 전문적인 일이기 때문에 적절한 자원배분이 되어야 한다.


◇ 성지은 연구위원 = 이전 리빙랩 플랫폼 좌담회에서 나온 고민도 이거였다. 리빙랩 플랫폼 역할을 했는데 어느 누구도 그 공공적 노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다. 소방과학연구실의 경우 R&D연구자와 소방관들을 연결하는 매개 역할을 했는데 그것을 충분히 인정받지 못해 힘들다고 했다.

C&SD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관련 주체들을 엮어내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사람을 호명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함께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 과정에서 나타나는 많은 노력과 애로사항을 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의미있는 활동이 밝혀지면서 정책적으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제가 진행했던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의 멘토링 사업도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R&D, 법제도, 특허, 사업화 등 관련 전문가들을 모시고 가서 서로 논의된 부분들을 잘 정리했고 이후 국민생활연구에 일정 부분 반영되었다.


모든 플레이어가 학습하고 있다

▲한형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 과학기술정책조정과장이 2018년 8월 16일 서울 보건산업창업혁신센터 회의실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규정대로 할 수 밖에 없는 공무원의 입장과 적극적으로 행정을 펼 기제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 한형주 과장 = 혁신본부는 R&D 관련조직들을 범부처적으로 지원하는 서포트 타워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2차 종합계획에 보면 민관협의회 밑에 민간 전문가단 두 그룹을 운영을 하고자 한다. 하나는 개별 문제별로 각 부처가 하는 사업들을 모아서 묶음으로 조망하고 기획할 수 있는 ‘R&D 패키지 자문단’이고, 또 하나는 연구자들께서 고민했던 부분들을 도와드리는 ‘다 부처 사업의 전주기 멘토단’이다.

사회문제 해결형 R&D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성 박사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이러한 자문단, 멘토단 등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학습과정인 것 같다. 자문하시는 분들도 많은 경험이 없기에 활동을 계속하면서 학습이 되고, 경험이 공유되고, 이 분야 자문의 전문가가 양성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모든 플레이어들이 사회문제 해결형이라는 새로운 R&D사업 분야에서 학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리빙랩 관련 좌담회도 학습한 것을 서로 나누고 이것을 확산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계속 여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모든 활동을 실효성 있게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면 2차 종합계획의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해서 차근차근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요와 시장 고려 안 해 실패했다

▲2018년 8월 16일 서울 보건산업창업혁신센터 회의실에서 개최된 좌담회에 참석한 김현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왼쪽)과 김현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사진=정명곤 기자)

◇ 김현수 선임연구위원 = 출연연이 하는 R&D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좀 더 긴장감을 갖고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개발과정에 있는 음식물 감량기를 대상으로 민간에서 시민 운동하는 분과 함께 일종의 리빙랩을 운영했다. 주민들과 협의해서 음식물 쓰레기를 넣을 자리를 공간을 11개 확보했다. 그 다음에 그것을 개방해서 자신 있는 감량기 업체는 자신들의 제품을 설치하게 했다.

평가기준도 간단하게 세웠다. 주민이 세 번 연속으로 클레임을 하면 점검을 한다. 즉 ‘이게 문제입니다’라는 세 번의 클레임이 들어오면 가서 제품 개선을 하도록 했다.

개선을 했는데 같은 문제가 또 생긴다면 다시 개선 요구를 한다. 그래도 문제가 생기면 아웃시켰다.

복잡한 과학기술 없이 간단한 룰을 적용했다. 그런데 그 11개 공간에서 한 개인가 두 개인가 생존을 했다. 그 후 그 기계가 주민들이 보기에 괜찮으니까 자연 발생적으로 확산되었다. 국가 R&D도 아니고, 그냥 시민운동을 하는 분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냈다.

우리 R&D는 계획한다고 시간 투자하고, 많은 돈을 쏟아 부어 여러 사람들이 많은 활동을 한다. 그러나 수요와 시장을 고려하지 못하니 실패한다. 수요자를 정확하게 찾고 개발될 제품이 수용될 수 있는지를 파악을 하고 난 다음에 거기에 맞춰서 R&D를 수행해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 최종 수요와 잘 연결할 것인가 그리고 구매자가 어떻게 구매하도록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조달, 허가 등을 담당하는 일선 공무원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기존 틀 넘는 새로운 시도를 하자

◇ 김현철 수석연구원 = 세계적인 병원 바이오 클리닉에서는 서비스 혁신을 만들어 낼 때 하나의 원칙이 있다. “Think Big, Start Small, Move fast”이다. 크게 생각하고, 조그맣게 시작하고, 빨리 해라. 그럼으로써 실패로부터 빨리 배우라는 것이다.

저는 리빙랩과 같은 혁신공간이 이러한 혁신 메커니즘을 잘 작동시킬 수 있는 틀로 보고 있다.

이런 점을 연구개발 기획·운영에 반영해서 기존 틀을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도 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국가연구개발 사업은 1년 단위로 정산을 해야 하고, 꼭 정해진 룰에 맞춰서 목표 달성하고 결과를 내야 한다. 김현수 박사님은 쓰레기 폐기를 위한 장치를 구상하셨지만 기술개발과정에서 더 나은 대안이 나타날 수도 있다. 현재 시스템에서는 그것을 채택하기가 매우 어렵다. 기존의 계획대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스템은 실패를 인정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다른 사업으로 갈 수도 없고, 중간에 그만 두면 실패로 낙인찍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실패를 안고 끝까지 가야한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가서 최선을 다했는데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하게 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실패한 것은 빨리 털어버리거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혁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제도화가 어렵다면 작게라도 그것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 한형주 과장 = 요즘 공직사회에서는 현장을 상당히 중시하고 있다. 현장에 많이 가보고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면서 정책에 빨리 적용·실행을 하고, 필요하면 보완을 하는 방식으로 업무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김현수 선임연구위원 = 관리기관은 큰 것만 건드리고 나머지는 연구책임자에게 맡겨야 한다. 현재 연구단장은 예산 편성권이 없다. 관리기관에서 다 관여를 하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연구를 군사작전처럼 일정에 따라 진행하게 된다.

시시콜콜 관리기관이 챙기기 때문에 탄력적인 예산집행이 어렵다. 예산 편성을 해서 승인을 받으면 직접비의 일정 범위 내에서 단장이 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성지은 연구위원 = 많은 계획이 계획 그 자체에 머물러 있다. 오늘 좌담회의 핵심은 좋은 방향과 내용을 담은 계획을 더 이상 서랍 속에 머물게 하지 않겠다는 거였다. 이번 좌담회를 통해 제2차 과학기술기반 사회문제 해결 종합계획의 방향과 내용이 알려지고 현장 속에서 빛을 발하는 실천성 있는 계획이 되기를 바란다.


▲"과학기술기반 국민생활문제 해결을 위한 계획 점검과 향후 과제 도출"이라는 주제로 2018년 8월 16일 서울 보건산업창업혁신센터 회의실에서 정책 좌담회가 열렸다. 오른쪽부터 한형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 과학기술정책조정과장, 김현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현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사진=정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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