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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해결종합계획 좌담회] 과기혁신본부 서랍을 열다<상>
  • 정명곤 기자
  • 승인 2018.09.1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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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혁신본부의 서랍을 열다

종합계획 속 반가운 키워드

연구 중복성 규제 연 것 큰 의미

다 부처 사업 본질은 각 부처 사업

성과물 한 개 규정은 여덟 개

 

▲과학기술기반 국민생활문제 해결을 위한 계획과 과제를 주제로 2018년 8월 16일 서울 보건산업창업혁신센터 회의실에서 정책 좌담회가 열렸다. 오른쪽부터 한형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 과학기술정책조정과장, 김현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현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사진=정명곤 기자)

전문가들은 메르스, 미세먼지, 쓰레기 문제 등 국민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사회적 난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현재의 R&D 틀을 뛰어 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6월 29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국민과 밀접한 사회문제들을 과학기술을 통해 해결하기 위한 범부처 종합계획인 ‘제2차 과학기술 기반 국민생활(사회)문제 해결 종합계획(’18~’22,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을 심의·확정했다. 계획에는 범부처의 비전, 목표, 전략, 과제가 담겨 있다.

각 분야의 R&D 전문가들은 종합계획이 일률적인 연구 중복성 규제를 열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긴급한 사안에 예산을 담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등 반가운 키워드를 다수 포함하고 있다며 반색하고 있다.

여덟 번째 좌담회에선 종합계획을 진두지휘한 공무원, 음식물쓰레기 수거·처리 개선을 위한 다 부처 사회문제 연구개발 연구책임자, ‘사회문제 해결형 R&D사업 운영 관리 가이드라인’ 작업 등에 참여하면서 사회문제 연구개발 관련 사업을 기획하고 있는 단장, 그리고 관련 정책을 연구하는 연구원에게 종합계획의 의미와 과제, 대안 등에 대해 물었다.

2018년 8월 16일 서울 보건산업창업혁신센터에 한형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 과학기술정책조정과장, 김현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현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함께 자리했다.

 

과기혁신본부 서랍을 열다

◇ 사회 = 좌담회의 취지와 세 분을 모시게 된 이유에 대해 말씀을 부탁드린다.

◇ 성지은 연구위원 = 현재 리빙랩 좌담회가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산업부, 과기정통부 1차관 국민생활연구팀,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로 이어진 부처 정책을 중심으로 한 좌담회와 현장 연구자, 리빙랩 플랫폼, 리빙랩 코디네이터 등 리빙랩 활동들을 담아내는 좌담회이다.

오늘은 첫 번째 유형의 좌담회로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에서 발표한 『제2차 과학기술 기반 국민생활(사회)문제 해결 종합계획』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종합계획의 취지는 무엇이고, 어떤 변화를 꿈꾸고 있으며, 새로 시도하는 부분에 대한 의미는 무엇인지, 또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이다.

이번 종합계획에는 상당히 전향적인 내용이 많이 담겼다. 1차 종합계획은 사업계획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2차 종합계획은 새로운 연구개발 생태계 형성과 제도 개선에 대한 내용이 많다.

하지만 이것을 이루기란 쉽지가 않다. 자칫 잘못될 경우 종합계획은 계획에 머무는, 서랍 속에 담겨져 나오지 못할 수 있다. 당초 계획한 내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세부 전략과 과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형주 과학기술혁신본부 과학기술정책조정과장님이 섭외에 흔쾌히 승낙하고 와 주셔서 감사하다.

김현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님은 다 부처 사회문제 해결 형 과제를 직접 수행하고 계시는 연구 책임자이다.

김현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님은 그동안 사회문제해결 연구개발사업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오늘은 전담기관의 기획단장 자격으로 와주셨다.

오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면서 2차 종합계획이 서랍 속 계획에 머무르지 않고 실천력과 전략성을 가진 계획으로 한 발짝 더 나가기를 희망한다.

 

사회‧경제부처와 협업

종합계획의 새로운 방점
 

▲한형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 과학기술정책조정과장이 2018년 8월 16일 서울 보건산업창업혁신센터 회의실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2차 과학기술 기반 국민생활(사회)문제 해결 종합실천계획'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 사회 = 한형주 과장님께 질문을 드린다. 2차에 걸친 종합계획이 나오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종합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길 부탁드린다.

◇ 한형주 과장 = 2차 과학기술 기반 국민생활(사회)문제 해결 종합계획이 6월 29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심의·확정됐다. 앞선 1차는 5개년 중장기 계획으로 2013년 12월에 만들어졌다.

제2차 종합계획을 수립하려고 할 때, 1차 계획의 이름(과학기술 기반 사회문제 해결 종합실천계획)에 왜 ‘실천’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는지에 주목을 했었다.

1차 계획의 주요 역할은 과학기술의 사회적 역할 강화를 통한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추진전략 로드맵과 이를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사업의 실천 과제를 선점해서 담는 것이었다.

1차 계획이 기반을 다지는 첫 발이었다면 2차 계획에선 이를 보다 본격적으로 체계화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1차 계획의 후속조치로 과학기술기본법에 ‘과학기술을 활용한 사회문제의 해결’이란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고, 과학기술기본법 시행령에 이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도록 명시하였다.

동 시행령 상에 과학기술기반 사회문제 해결 종합계획을 매 5년마다 수립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2차 종합계획 수립으로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을 활용한 사회문제의 해결’이라는 정책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3차, 4차, 5차의 계획들이 계속 보완되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종합계획 수립의 체계 안에서, 2차 종합계획의 주된 내용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국토부, 산업부, 복지부, 농진청 등 R&D와 관련된 중앙행정기관에서는 담당 정책영역에서의 5년짜리 과학기술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2016년 기준으로 총 94개의 과학기술 중장기 계획이 있다.

저희 부서에서 매년 이 중장기 계획들을 조사·분석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계획들이 어떤 기술개발 분야에 중장기적으로 얼마의 재원을 투입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작년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민중심, 삶의 질 제고 등이 강조되다 보니 각 부처의 R&D 중장기 계획들이 모두 그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경우에는 어민과 어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R&D로 접근하고 있고, 국토교통부 역시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 등 사람 중심 국토교통 기술개발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또한 행정안전부는 재난·안전관리 총괄부처로서의 기술개발 종합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고, 보건복지부는 감염병 위기대응 기술개발 추진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과학기술혁신본부에서는 2차 중장기 종합계획을 기획하면서 각 부처가 해당 정책영역에서 삶의 질 제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개발을 할 때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췄다. 기술개발이 되었다고 해서 문제해결로 바로 이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R&D 성과가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필요한 정책적 수단을 고민하였다.

담당하고 있는 정책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R&D를 수행하는 개별 부처에선 최종 수요자를 연구에 참여하게 하겠다는 차원까지 나가고 있다. 과학기술혁신본부에서는 이러한 R&D 수행부처들의 변화도 포함하면서 기술개발 중심의 R&D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R&D의 활용·확산을 위해 사회·경제 정책 부처들과의 협업에 또 하나의 초점을 맞췄다.

특히, 시장 실패나 정부 실패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사회적 경제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기재부를 중심으로 관련 정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사회적 경제는 사회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경제 조직들을 R&D정책의 새로운 혁신주체로 담는 방안도 고려했다.

또한, 지역 중심, 시민 중심의 혁신을 통해서 사회를 바꿔보겠다고 하는 사회혁신정책도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주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세스를 고민하였다. 사회혁신과 과학기술의 결합을 위한 방법론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시작 단계여서 아직 내용을 구체화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2차 종합계획에선 대부분 선언적인 의미로 담겨있다. 앞으로 구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계획에 담긴 3대 전략과 10대 과제는 1차 종합계획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됐다.

2차 종합계획의 첫 번째 방점은 R&D와 관련한 범부처 협력 체계의 구축이다. 1차 계획에선 범 부처 R&D 사업을 하겠다고 했지만 조율하는 역할이 부족했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고자 했고, 더불어 기존 R&D와는 다른 사회문제 해결 형 R&D로서의 사업체계와 추진방법에 대한 과제를 제시하였다.

두 번째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생태계 구축이다. 1차에선 국민이 겪고 있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개발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국민이 체감할만한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

문제해결을 원하는 수요자와 기술개발 공급자 간의 유기적인 활동들이 이뤄져야 지속가능한 과학기술 기반의 사회문제해결 생태계도 만들어질 수 있고, 실질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세 번째는 앞서 설명 드린 바와 같이, 사회·경제 정책 부처들과의 연계를 통해 과학기술의 사회적 가치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종합계획 속 반가운 키워드 있다
 

▲김현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018년 8월 16일 서울 보건산업창업혁신센터 회의실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현행 규정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 사회 = 김현수 선임연구위원님과 김현철 수석연구원님은 범 부처 R&D 사업을 수행하는 연구자로서 또 기획자로서 사회문제 해결 형 R&D와 종합계획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궁금하다.

◇ 김현수 선임연구위원 = 국민생활연구, 사회문제 해결 형 연구에서 ‘경쟁 형 R&D’라는 키워드가 들어가 있었다. 명칭 자체는 마음에 썩 들진 않았지만,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경쟁시킨다는 취지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정부 R&D 사업들을 하면서 내내 말해왔던 부분이다. ‘연구가 중복된다고 규제하지 말자. 연구자들을 같은 선상에서 출발시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게 하는 거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있는 아이디어를 골라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하자’고 주장해 왔는데 그 부분이 계획에 들어 있었다.

그 다음 주목한 부분은 리빙랩이었다.

 

◇ 한형주 과장 = 1차 계획의 중간 지점인 2016년 말에 사회문제 해결 형 R&D사업 운영관리 가이드라인을 혁신본부에서 만들었다. 그 때 사업 운영·관리를 리빙랩 형태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이 있었다.

 

◇ 김현수 선임연구위원 = 그러한 기제가 없으면 현재의 문제를 풀 수 없다. 다 부처 R&D 사업 현장에서는 써 본 기술이냐고 물어 본다. 또 조달 등록은 되었는지 묻는다. 써 볼 기회를 찾는 연구에 써 본 실적을 요구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리빙랩이든 또 다른 무엇이든 R&D 성과물이 현장에서 검증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데 2차 계획에서 그 부분을 담고 있어서 종합계획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또 하나 주목했던 부분은 플랫폼이었다. 연구자와 사용자 모든 구성원들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해서 없는 예산을 쪼개어 4년 째 만들고 있다.

모든 연구 자료를 웹 기반에 올리는 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 우리가 하는 연구나 성과만이라도 사용자와 소통하게끔 해야 한다. 우리가 일일이 사용자를 찾아가 설명할 수가 없다. 플랫폼이 없이는 사용자에게 확산될 수 없다.

그동안 제가 고민하고 노력했던 것들 중에 몇몇 키워드가 종합계획에 포함되었다는 것이 반가웠다.

하지만, 종합계획을 읽었을 때 과연 이것이 과연 서립 속에서 나와서 현실을 변화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 더 보완이 되어야 한다.

 

연구 중복성 규제 연 것 큰 의미

◇ 성지은 연구위원 = 현재는 R&D를 하시는 분들이 중복성이란 규제 때문에 연구를 접는 경우도 있다.

어떤 연구자가 음식물 쓰레기 처리 R&D를 한다고 하면 다른 연구자들은 중복성을 피하기 위해 이 주제를 피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은 사회문제 해결에는 적합하지 않다. 농촌과 도시, 지역적 특성, 사업영역마다 맥락이 다르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법은 각기 다를 수 있다.

사회문제 해결 형 연구개발에서 사회문제에 대한 다양한 솔루션을 경쟁적으로 도출할 수 있도록 열어준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긴급 현안, 예산 절차에 타이밍 놓쳐
 

▲김현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이 2018년 8월 16일 서울 보건산업창업혁신센터 회의실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규제의 양면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 김현철 수석연구원 =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말씀드리는 것이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긴급한 현안이 있을 때 R&D를 적시에 투자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과학기술정책이 고도화되면서 굉장히 많은 필터링, 조정, 심의 과정을 거쳐야 된다. 지금까지 이러한 절차를 거치며 타이밍을 놓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예를 들어 지카 바이러스가 사회적으로 굉장히 큰 이슈가 되거나, 컨테이너 박스에 유해한 외래종 불개미가 돌아다니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러한 긴급한 상황에 대해 연구를 재빠르게 착수하여 해결책을 마련하는 절차나 방법이 사실 없었다.

보건·의료적인 측면에서 이런 긴급한 사안에 대해 예산을 담을 수 없다는 건 굉장한 갈증이었다.

두 번째, 연구비용이 커지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조사에선 사회적 문제의 심각성과 관계없이 경제적으로 편익이 있느냐 여부만을 따지게 된다.

예비타당성 조사 등에서 경제적인 기대효과 외에 사회 이슈가 됐든, 환경적인 요소 등이 반영될 수 있다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2차 종합계획에 이런 점들이 담겨서 좋았다.

세 번째로는, R&D의 자체가 현장이나 정책과 괴리되는 부분이 굉장히 많다. 왜냐하면 과학기술자가 제안하는 R&D의 대부분이 본인들이 하고 싶은 R&D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연구개발의 가장 끝단까지 가게 되면 현장에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분들이 원하는 R&D만 한다는 것은 상당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해결을 지향하는 R&D라도 현장 또는 정책의 수요와 맞아야 한다. 이번 계획에서 이런 점들을 명확하게 지적해 주었다. R&D의 현장과 수요 지향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을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네 번째로, 이런 정책이 추진되려면 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되어야 하는데 여전히 미흡하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다 부처 사업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는 서로 하고 싶은 것을 가지고 와서 그 위에 하나의 우산을 씌워 그럴듯하게 포장을 하는 유형, 둘째는 하나의 목표를 두고 각 부처의 연구비를 모두 쏟아 붓는 유형, 셋째는 다 부처 사업을 한 곳에서 관리하는 유형이 있다.

안타깝게도 이 세 가지 모두 기대만큼 유용하지 못했다. 각 부처가 서로 다른 이해를 가지고 움직이기 때문에 정책과 연결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해관계가 달라서 주관 부처가 바뀔 때마다 혼란스러워 하는 부분도 있었다.

2차 종합계획에는 이를 일부 해소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그러한 노하우가 계속 축적이 되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존재했어야 했다. 저희 기관만 해도 노하우는 항상 담당자 책상과 컴퓨터 안에서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아이디어가 모이고 해결방법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만들어진다면 사회적으로 굉장히 유용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말씀해 달라고 하셨다. 보건산업진흥원은 국가 R&D사업 중 보건복지부 R&D의 70%를 관리하는 기관이다. 이곳에선 전체적인 전략기획, 정책기획과 일부 사업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와 시사점을 말씀드리겠다.

고령화·저출산 이런 문제를 과학기술 차원에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기획을 하게 되었다.

이때 과학기술 중심으로 사고하다 보니까 어떻게 가임률을 높일 것인가?, 불임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미숙아는 어떻게 케어 할 것인가? 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물론 이 역시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저출산의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다.

저출산의 실질적인 문제는 사회적인 문제로 직장을 다니며 아이들은 어떻게 케어 할 것인지, 교육은 어떻게 시킬 것인지, 아이를 키울 비용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개발은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업을 추진하는 틀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기초연구·응용문제·문제해결이 융합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R&D가 현장에서는 기초연구와 응용연구 따로, 개발 따로, 활용 조직 따로 나뉘어져 있다. 이를 연계해 하나로 하려고 해도 제도적인 문제 때문에 쉽지 않다. 아무리 연구가 이뤄져도 기술이 현장에 보급되지 않는다. 또 기술개발은 기술개발, 문제해결은 문제해결로 별도로 나눠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 중심이 아니라 문제해결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를 엮어내는 플랫폼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기술개발과 함께 관련 규정과 제도개선, 시장도 동시에 고려하게 되어 다양한 분야와 주체들의 융합과 기술 실용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더 나아가 몇 가지 성공 사례를 만들면 또 다른 사업이나 다 부처 사업 등으로 공유되고 확산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다 부처 사업 본질은 각 부처 사업

◇ 김현수 선임연구위원 = 김현철 수석연구원님 말씀에 동감한다. 그와 관련한 구체적인 예를 하나 말씀 드리겠다.

플라즈마를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숯으로 만드는 탄화기를 개발했다. 음식물 쓰레기에 비싼 기술인 플라즈마를 적용하니까 답이 없었다.

시장을 뚫고 들어갈 곳을 고민하다가 병원 폐기물 처리를 선택했다.

병원 폐기물은 균이 확산되면 안 되기 때문에 볼륨 대비 10배로 포장을 한다. 필요하면 냉장이나 냉동을 해 특수차량으로 운반을 하고 최종적으로 소각을 한다.

포장, 저장, 이송 처리하는 과정에 병원균의 확산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병원 쓰레기가 발생한 그 자리에서 처리를 하는 것이다.

우리 기술이 병원에 적합하고 좋은 기술이니 써보자고 권유해도 제도적 장벽 때문에 쓸 수 없었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게 정말 다 부처 사업이 맞나 싶었다.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이름만 다 부처 사업이고 본질은 각 부처 사업이다. 다 부처 사업 안에서도 부처 간의 경계를 절대로 넘어갈 수 없는 벽이 있다.

우리 기술은 보건에 기여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해결을 위한 혁신 플랫폼이 구축된다면 그것을 활용해 실제로 보건 분야에 제안하고 싶다.

 

◇ 성지은 연구위원 = 저는 플라즈마 쓰레기 탄화기와 관련해 적극적이고 마음에 맞는 병원과 함께 리빙랩을 해 보고 싶다. 리빙랩은 적극적인 사람들로 구성해야 하다. 이렇게 해서 성공 사례가 도출된다면 여러 다 부처 사업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 김현수 선임연구위원 = 그런 관점에서 저는 리빙랩이 상당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2018년 8월 16일 서울 보건산업창업혁신센터 회의실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2차 종합실천계획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성과물은 한 개 규정은 여덟 개

◇ 사회 = 2차 종합실천계획은 1차 계획에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나?

 

◇ 한형주 과장 = 1차 계획 때에는 실천과제를 수행하느라 다부처공동기술협력특별위원회 외에 민관 협력체계를 활성화시킬 여유가 없었다. 2차 계획 때에는 민관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1차 계획에도 민관 협의회라는 협력체계가 있긴 했었지만 지자체가 빠져 있었다. 그래서 2차 계획 때에는 민관 협의회를 구성할 때 지자체를 포함하였다.

왜냐하면 문제는 지역에서 일어나고, 수요자가 국민이자 지역 주민이기 때문이다.

민간 부분 조직도 과학기술자 등 전문가 중심이 아니라, 인문사회 계열에 계신 분들과 사회적 경제조직에 몸담고 계신 분들을 민관 협의회에 포함하였다.

1차 계획 때 제시되었던 30개 사회문제에서 시민·관계부처·지자체가 제기한 심각성·시급성을 기준으로 10개 문제를 추가하여 40개의 우선 해결할 사회문제를 제시하였다. 1차 계획 수립 이후 다양한 문제들이 더 발생하고 발굴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환경부의 미세먼지 경보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어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제기된 시기는 2014년이다. 굉장히 큰 문제이고 이슈인데 2013년 말에 수립된 1차 계획 때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김현철 박사님의 과학기술적인 접근에 사회적 환경요소가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말씀에 공감한다.

하지만 저희는 종합계획의 범주를 과학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R&D로 한정해 추진하려고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저희가 종합계획을 만들 때 고민했던 부분은 과연 20조라는 국가 R&D 예산의 일부만 사회문제에 관련이 되는 것일까라는 것이었다.

사실 모든 국가 R&D가 사회문제와 관련이 된다. 바이오 등 기초연구라고 해도 궁극적으로는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문제 해결 R&D 범위를 설정하는데 국민들이 인식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정하고자 했다. 문제의 시급성과 중요성, 그리고 과학기술적으로 해결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선별적으로 먼저 추진하자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경제정책 부처들과의 협업을 강조하는 이유는, 사회 문화적 제도가 어떠한 규제로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함께 풀어나간다면 과학기술적인 솔루션이 접목 될 때 정말 제대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제 문제를 이야기했다. 실제로 R&D 성과물이 나와도 신기술이라서 기존 규정에서 규율할 수 없었기에 평가나 인증의 기준이 없어 현장에서 쓰이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김현수 박사님도 이러한 문제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

김현수 박사님의 과제는 1차 종합계획의 10대 실천과제로 추진한 다 부처 사업의 하나이다. 다 부처 과제의 성과가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는데, 실증과 시제품 제작까지 한 과제라서 박사님의 작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현장에서 플라즈마 음식물 쓰레기 탄화기를 보았다. 상당히 많은 양의 음식물 쓰레기를 넣었는데 아주 적은 부피의 숯이 된 물질이 나왔다.

이 시연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하나의 기술 성과물을 활용하기 위한 과정에 서너 개의 부처가 연관되어 있고 또 7~8개의 규정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김현수 박사님의 연구 성과가 고가라는 단점은 있지만 규정이 없어서 지자체들이 구입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문제해결 솔루션의 평가·인증 기준 등이 있어야 기술개발의 적용과 솔루션 보급이 될 수 있고, 국내 실증사례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도 하는데 이 모든 것이 막혀있다는 것이었다.

규제에는 이익을 보는 사람과 제한을 받아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이 규제를 없애고 새로운 규제를 만든다면, 음식물 쓰레기 처리 업체들 등 이해 관계자들과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규정 개정이 굉장히 어렵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2차 종합계획에서 규제 개선과 관련해 최대한 지원을 하려고 한다. 다 부처 사업들의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만이라도 먼저 모아 규제가 무엇인지, 또 어떻게 풀어야 할지 구체적인 사안을 만들어 규제 담당 부서와 계속 협의를 해 가면서 하나씩이라도 풀어가려고 하고 있다.

두 박사님들께서 이번 종합계획의 잘된 점과 잘못된 점들을 말씀해 주시며 실현 가능성에 대해 걱정해 주셨다. 이번 계획은 2차 종합계획이다. 지속적으로 후속조치들을 추진해 나가겠지만, 만약 2차 계획의 기간 동안 완료되지 못한 과제가 있다면 계속하여 후속계획을 통해 보완해 나가면서 될 때까지 추진해 나갈 것이다.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제2차 종합계획에서 제시하였듯이 사회문제과학기술정책센터를 두고, 관련 정보와 지식을 소통·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해 나가고자 한다.

연구자인 김현수 박사님께서 성과물에 대한 규제와 고가라는 문제들을 고민하면서 병원 쓰레기도 생각하시고, 상대적으로 규제가 자유로운 제주도부터 시제품을 쓰려고 모색하시는 모습도 보았다.

대부분의 연구자분들이 연구 목표를 설정하고 연구를 통한 기술개발로 끝내시는데, 박사님은 리빙랩을 통해 시제품도 만들고 판로까지 생각을 하시다 보니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신 듯 했다.

연구자들께서 이런 고민을 지속적으로 하시면서 솔루션을 수정·보완해 왔기에 적용 가능한 제품이 도출되었다는 것에 너무나 감사하고, 사회문제 해결형 R&D사업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성지은 연구위원 = 현장에선 규제 때문에 막히고 더 이상 나가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또 어떤 부분은 적절한 규제가 없어 잡아주어야 할 부분을 못 잡아 생기는 문제도 있었다.

 

◇ 김현수 선임연구위원 = 제가 말씀드리는 규제라는 용어의 의미는 현행 규정이 미래를 수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신기술은 미래기술이다. 과거와 현실이 이것을 담지 못한다. 법·제도·규정의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양면성 지닌 규제, 좋은 점도 있다

◇ 김현철 수석연구원 = 사실 규제라는 것이 양면성이 있다. 특히 보건 의료 산업은 규제 산업이라고 한다. 규제가 실질적으로 보건의료기술을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올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 안전의 기준을 낮추게 되면 국민 건강에 위해한 제품들이 시중에서 사용되는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1999년도에 미국에서 유전자 치료제가 개발되어 환자를 대상을 임상시험을 하게 되었다. 임상시험에 임한 사람은 희귀병을 앓고 있었다. 실험에 대한 위험보다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이 되었기 때문에 임상 실험을 진행했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임상시험을 시작한지 사흘 만에 사망했다.

그 때 환자 관리라든지 이런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고, 미국의 그 연구실은 폐쇄되었다.

한동안 유전자 치료제와 관련해선 언급조차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이후 십몇 년이 흐른 후에야 유전자 치료제가 시장에 나오게 된다.

그 사건을 통해 더욱 안전하게 절차를 밟아 나갈 입지가 강화됐던 것이다. 이와 같이 규제라는 것은 양면성이 있다. 균형적으로 잡아나가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좋은 규제는 혁신을 다시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EU 주요 국가에서는 정부가 자동차 회사 관계자들에게 “전기자동차가 나올 텐데 언제까지 대책이 있는 것이냐, 202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식의 규제를 한다.

이것은 새로운 규제이지만 신기술과 환경을 위한 이를 통해 혁신을 다시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규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규제를 합리적으로 고도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규제 자체가 모든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신제품 규정할 법제 없어

유사 기존 규정에 넣는 게 규제
 

▲2018년 8월 16일 서울 보건산업창업혁신센터 회의실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김현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왼쪽)의 발표를 한형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 과학기술정책조정과장이 경청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김현수 선임연구위원 = 현재 저희가 개발한 기술의 경우 기존의 법체계 속에서 사업화해야 한다. 완전히 다른 제품이 나왔는데, 이것을 규정할 법제가 없으니까 유사한 기존 규정에 신제품을 넣어야 하는 것이다. 저는 이런 부분을 규제라고 표현한 거다.

저희가 제주도에서 기술을 설명했을 때 그 분들은 기존에 없는 솔루션이라며 굉장히 좋은 반응을 보이셨다. 기존 솔루션들은 음식물 쓰레기의 형태를 바꾸는 기술인데 비해, 우리는 숯으로 바꾸어 물질 변환을 일으켰다. 굉장히 빨리 처리를 하고 냄새가 현저히 덜 난다. 그러니 당장 쓰겠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제품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시장에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기라는 것이 있다. 1일 100kg 이상 처리 제품은 주거단지에 쓸 수가 없다. 폐기물 처리 시설로 간주되어 지정된 용도 지역에만 설치할 수 있다. 그래서 주거단지 내에 시설하기 위해서는 1일 처리 용량 100kg 이하로 제품을 공급한다.

이 경우 주거단지 내에 감량기 설치가 가능하지만, 폐기물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지자체의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다. 지원을 받기 위해 용량을 200kg로 키우는 순간 이 제품은 폐기물 처리시설로 간주된다. 지자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주거 단지에는 쓸 수가 없게 된다.

사실 우리가 개발한 제품은 음식물 감량기도 아니고 폐기물 처리시설도 아니다. 주거단지 내 순환과 활용을 지향하는 새로운 개념의 장치인데, 현형 규정 때문에 제품의 효율성과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저는 이것을 규제라고 표현을 한 것이다.

발주 담당 공무원의 입장에선 공개입찰을 한다고 해도 근거법이 없으니까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니 하지 않는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정책적으로 마련해 주어야 한다. ‘리빙랩에서 성공 판정이 난 것은 준 조달로 해서 지자체가 써도 된다’는 근거만 있다면 지자체가 우수한 연구 성과물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장치가 없다면 기존의 법을 유지한 채 어떤 정책을 가져다 붙여도 책임 문제를 피할 수 없어 해결이 되지 않는다.

제주도에선 활용 가능성이 크다. 제주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과정을 분석을 했더니 쓰레기 1톤당 처리비용이 37만 원이었다.

개발된 제품의 경우 이 보다 처리 비용이 적게 든다. 대용량이 되면 좀 더 싸진다. 이런 이유로 제주도에서 우리 제품이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다.

공무원들이 왜 이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을 때, 1톤 처리를 하는데 이 제품이 더 싸고 제주시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자료를 만들어서 제주도를 공략하고 있다.

 

문제해결 위한 새 접근법 필요

실천계획을 만드신다고 했다. 저는 첫 번째로, 전략이 구체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를 들어 재난이나 기상재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가 계획상에는 보이지 않았다.

얼마 전에 우리는 30일 가까이 더위 때문에 잠을 잘 못 잤다. 이는 거대과학의 해결 대상이 아니라 생활세계에서 즉각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때문에 기상재해라는 범주를 폭풍, 호우라고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여름에 더워서 잠을 잘 수 없는데 어찌 해야 하나’라는 등으로 문제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우리는 냉방기를 돌린다. 기계가 실내에 1000 칼로리의 냉기를 생산한다면, 바깥에 3000 칼로리의 온기를 쏟아낸다. 이것은 외부 더위를 심하게 만들기 위해 에너지는 더욱 쓰는 모순이다. 어떤 측면에서 본다면 과학계의 어마어마한 도전이다.

문제에 대한 이해와 이에 대한 전략이 좀 더 치밀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전략이 서랍 속에서 나올 수 있다.

두 번째는 솔루션이다. 저는 이 솔루션이란 단어를 선택한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을 한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술을 예로 든다면, 여기에는 건축설비 기술, 환경기술, 제어 기술 등이 모두 들어와야 한다.

저는 이것을 R&D가 아닌 C&D로 풀었다. 플라즈마 부분은 우주선 엔진을 만든 곳에서 기술을 가져왔다. 제가 플라즈마 원천기술까지 개발했어야 했다면 개발 성과물이 나오는 데 10년이 더 걸렸을 것이다. 결국 C&D 개념으로 해결했다.

C&D에서 C는 커넥트(Connect)이다. 연구자들이 내 것만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겠다는 개념이 아닌 내가 플랫폼이 돼 관련 기술을 결집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한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런 이유로 종합계획에서 솔루션 부분에 대해선 동의를 하는데 커넥트의 개념을 추가해 강조를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다음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연구단장이 비즈니스 모델까지 생각해야 하니 애로사항이 많다.

비즈니스 모델과 경제적 지속가능성 확보와 관련해서 의미있는 사례가 프라운호퍼 연구소의 “Morgen Stadt” 프로젝트이다. 모르겐 슈타트는 미래도시라는 의미다. 그 핵심은 스마트시티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자체를 모아 수요자 풀을 만들었다. 연구소는 스마트시티를 기획하고 컨설팅하는 머리 역할을 했다. 그리고 기술을 가진 기업을 불러 모았다.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수요를 가진 지자체, 기술을 가진 기업이 삼각 구도로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기획-기술개발-수요가 통합되어 기술이 실현되고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졌다.

우리도 이런 방식으로 시작할 수 있다. 지자체가 수요를 맡아야 한다. 지자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야 수요가 생긴다. 연구진은 어떻게 가능할까, 어떤 솔루션이 좋을까 고민하고, 시장에 기술을 요구하면 된다. 또 갭이 있다면 연구진이 그 간격을 메꾸면 된다.

이러한 공간과 제도를 만들어 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
 

기사는 [사회문제해결종합계획 좌담회] 과학기술혁신본부 서랍을 열어라<하>에서 계속됩니다.

정명곤 기자  mkchoung@sanha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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