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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직무발명보상금 과세 전환,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 정명곤 기자
  • 승인 2018.03.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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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곤 기자

30여 년 간 기타소득 및 비과세로 구분되던 직무발명보상금이 2016년 말 소득세법 개정으로 재직 중에는 근로소득, 퇴직 후에는 기타소득으로 구분해 과세로 전환되었다. 발명자를 향한 과세 충격은 2월 말 연말정산을 계기로 대학가에 들이닥쳤다. 교수들은 기존 업무 외에 힘들게 기술이전을 하고 35~38%에 달하는 소득세 폭탄을 맞느니 차라리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이다. 당초 직무발명보상금이 과세로 전환될 경우 연구 현장에서 기술연구개발 의욕이 저하되고 적극적인 기술이전이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 소재 H 대학에선 교수와 대학이 분쟁상황이다. 일부 교수들은 대학에 탄원서를 내고 관련 규정 자체가 잘못됐다는 근본적인 이의제기를 하는 한편, 일부 교수들은 대학에 할당된 기존 지분을 낮추라고 요구했다. 서울 소재 S 대학의 교수들은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한 세금 부담이 너무 커서 힘들다며 어렵게 기술이전을 하고도 직무발명보상금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모를 정도라고 했다. 교수들은 기술이전 이후에도 기업에 기술 지도를 해야 하는데 힘이 많이 빠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직무발명보상금이 개정 후 재직 중 기타소득에서 근로소득으로 설정되어 발명자들의 전체 근로소득 금액이 높게 산출됨에 따라 매 달 부담해야 하는 4대 보험료 또한 올라가게 됐다.

대학의 산학협력단 TLO(대학기술이전조직)들은 소위 중대형 기술이전이라고 여기는 1억 이상의 계약을 보류하고 있다.

현재 직무발명보상금을 예전과 같이 기타소득 및 비과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의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2017.11.14. 김경진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되어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획재정위의 검토보고서(2018.1.), 김경진 의원실과 교육부의 분위기, 국회 관계자의 평가 등을 종합해 볼 때, 개정안이 지금과 같이 상임위에 계류된 상태로 제안회기가 만료되는 2020년까지 가다가 폐기되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기획재정위의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개정안은 입법적 타당성은 인정되나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를 한다”는 기본원칙과 정부의 비과세‧감면을 정비해 소득세 과세기반을 확대한다는 최근 조세 정책 방향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산업재산권, 상표권 등 다른 지적재산권의 경우 양도대가에 대해서 필요경비를 인정하고 비과세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과세형평성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기획재정위는 종전 입법례, 등록보상 외에 실시보상 등 다른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해 비과세 된다고 판결한 대법원 판례, 직무발명 촉진의 필요성, 조세의 기본원칙 등을 고려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안으로 시행령에서 연 300만 원에 규정되어 있는 비과세 한도를 적정 수준으로 현실화 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직무발명보상금이 예전과 같이 완전히 비과세로 가는 것은 어렵다는 이야기라 해석할 수 있다.

김경진 의원실 관계자는 개정안이 국회(임시회) 제1차 전체회의(2018.1.31.)에 회부된 이후 특별히 논의는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획재정위의 검토보고서 역시 나쁘게 나오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개정안이 기재위에서 무르익어 법사위로 가야하는데 소위에서 특별히 논의 될 것 같진 않고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정 전으로 가면 좋지만 완전 비과세는 어렵다고 보며, 면세 한도를 현행 300만 원에서 그 이상으로 상향하는 것이라도 검토해달라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고 했다. 기재위에서 논의가 무르익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는, 직무발명보상금 과세 이후 연구소 기술이전 사업화 실적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데이터가 산출된다면 기재부에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시차가 있다 보니 명시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교육부는 현재 대학의 입장을 대변해서 기재위에 전달하는 정도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궁극적으로는 법률에서 해결 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현재 국회는 개헌 논의, 지방 선거 등 굵직한 현안으로 직무발명보상금 관련 법안에 신경을 쓸 분위기가 아니다. 정부는 상대적 고소득자를 위한 정책 보다 서민을 위하는 정책에 포인트를 맞추고 있으며, 국회의원들 역시 여론을 의식해 교수의 직무발명보상금 비과세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교육부 등 부처도 정부재정사업 예산을 관할하는 기재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브릿지+ 사업 등 업무의 과부하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종합해 볼 때 기재위에 계류되어 있는 직무발명보상금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분위기가 무르익을 수 없는 상황에서 답보상태로 유지가 되다 회기 만료가 되는 2020년에 폐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개정안이 진행이 된다 하여도 기타소득 및 완전 비과세가 아닌 현행 300만 원 비과세 한도에서 조금 오른 정도에서 개정안이 진행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개선 과정을 막연히 기다리면 되리라는 태도로 일관한다면 발명자들의 직무발명 및 기술개발, 기술이전의 의지는 갈수록 떨어질 것이고, 산학협력의 퇴보와 정부의 R&D 진흥 정책을 통한 국가경제회생 전략에도 데미지를 입을 것이 분명하다.

직무발명보상금은 두 가지 이유로 기타소득 및 비과세로 돌아가야 한다.

첫 번째 이유는, 정부가 직무발명자에게 인센티브(조세 감면)를 통해 기술개발에 대한 의욕을 끌어올려 기술사업화 및 산학협력을 지원하지 않고, 조세 확충 정책을 일괄 적용해 직무발명보상금 소득세 폭탄 과세라는 악수를 유지한다면 과학기술 및 산학협력의 퇴보, 일자리 창출의 기반 약화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직무발명보상금 과세 전환은 법리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이다. 2015년 4월 23일 대법원은 ▲지식재산권의 귀속 주체는 발명자이고 ▲직무발명보상금은 지식재산권의 승계·양도의 대가로 지급되는 금액이며 ▲계속적, 반복적 지급이 근로소득의 요건이 아니기 때문에 직무발명보상금은 기타소득이며 비과세 대상이라고 판결(선고ㅤ2014두15559)한 바 있다.

대학 산학협력단, 발명자, 교수 등은 현재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기재위에 상정되어 있다고 하여 관망하면 안 된다. 상황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지 않다. 직무발명보상금 비과세가 되면 좋겠지만 안 된다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체념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기재위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객관적인 데이터와 여론으로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재원을 확보해 세법 교수님들을 대상으로 직무발명보상금이 기타소득이며 비과세가 옳음을 논증하는 객관적인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직무발명보상금 과세가 과학기술 진흥과 국가 경제발전에 저해된다는 정책검증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등 기재위보다 상위 기관에 제시하며 여론의 무르익음을 조성해야 한다.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며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지금보다 더욱 큰 파도를 감내해야 할 날이 올 수도 있다.

 

정명곤 기자  mkchoung@sanha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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