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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왜 스스로 가시밭길 택했나?(하)
산업부, 왜 스스로 가시밭길 택했나?(하)
  • 정명곤 기자
  • 승인 2018.02.14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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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커뮤니티비즈니스 활성화 사업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혁신기업연구단 성지은 연구위원이 8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사업의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민호 기자)


평가체계를 바꿔야 사업은 성공한다.

◇ 성지은 박사 : “논문, 특허, 기술료 중심의 기존의 R&D 평가 체계로는 사회적 경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성공시키기 어렵다.

대안으로 이와 유사한 사업인 국민생활연구나 사회문제 해결형 사업의 평가체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 사업들 역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를 장기적으로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산업부의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성화 사업’은 단기적으로 경제적 성과를 얼마나 냈는지, 일자리 창출을 얼마나 했는지가 중요한 평가 요소가 아니다. 사회적 경제 활성화 생태계를 만들고 기반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사업의 본질적인 목적에 맞춰 R&D 평가체계를 일부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부분들은 문제의식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야한다.

사회적 경제 성격상 단기적 성과를 도출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라는 주제는 굉장히 어려운 숙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은 이 사업과 관련해 연구해 왔던 많은 정책 전문가들이 함께 만들어가야 할 부분이다.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하는 부분은 과기정통부나 산업부 뿐만 아니라 R&D와 관련한 모든 부처들이 함께 만들어가야 할 과제이다.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사업의 경우 기존의 R&D 기획 및 평가체계와는 달라야 한다는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어 진행이 됐다.

하지만 이 부분이 산업부 사업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이런 부분들도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라고 보고 있다.”


◇ 사회 : STEPI 성지은 박사님은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 이 사업에 적용 될 평가 체계를 일부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 하셨다. 사업 관리 부처인 KIAT의 박준규 팀장님은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박준규 팀장 : “지금까지 산업부 사업의 평가위원을 구성할 때에는 R&D 관련 산업기술계, 연구계에 계신 분들을 모셨다.

앞으로 사회적 경제를 담당하는 전문가들과 산업 경제를 담당하는 전문가들이 같이 어우러져 평가를 해야 할 것 같다.

두 축에 있는 전문가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구조에서 평가를 진행하고, 저희가 최종 평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사업 평가위원도 이와 같이 구성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현재 사회적 경제 자문단을 만들어서 활동을 하고 있다.

자문단은 사회적 경제 중간 지원조직, 연구소, 기술사업화 지원 기관 전문가들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사회적 경제 자문단의 의견을 사업에 반영해 운영에 있어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수정하고 보완 하려고 한다.

사회적 경제 조직들은 정부 R&D를 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사업비 처리하는 행정업무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예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제 내용 모니터링도 하고, 마애스톤 점검도 하고, 사업비 사용법도 지도를 할 수 있는 멘토단을 만들어 지속적인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 성지은 박사 : “이 사업은 KIAT로서도 상당히 큰 실험이다. KIAT는 산업부의 패러다임을 기준으로 평가 및 관리를 하는데 산업부의 가이드라인이 바뀌지 않으면 새로운 실험이 성공하기가 어렵다.

이 문제는 현장에 들어가면 더욱 첨예한 문제로 다가온다. 사회적 경제 기업은 공공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너희도 기업이 아니냐는 관점으로 접근하고 돈의 가치에 의해서만 평가를 해 버리면 사회적 경제 기업은 저평가될 수밖에 없다.

사회적 경제 자문단 등 이 사업을 진행하는 모든 구성원은 이런 부분을 염두하고 조율하며 하나의 방향을 만들어 나가야하는 공동의 숙제를 안고 있다.”

이 좋은 사업을 왜 이제야 가져 왔나요.

◇ 사회 : 이 사업과 관련해 윗분들의 관심은 어떤가?

◇ 성지은 : “저는 산업부가 이 사업을 만든다고 했을 때 과연 가능할까 반신반의했다. 사회적 경제 자문단 내에서도 놀랬던 부분은 윗분들도 이 사업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자문단 회의에 실장님, 국장님 등이 참석하셨다. 일반적으로 규모가 작은 사업일 경우 이야기 듣다 중간에 인사하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회의 시간 내내 자리를 지키며 회의 내용을 경청하고, 메모를 했다.

산업부 과장님은 이전 회의에서 나왔던 다양한 요구와 질문을 다음 회의에 모두 준비해 와서 답변해 주셨다.

이 부분에서 산업부의 진정성을 느꼈다.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을 끌고 가는 하나의 큰 축인 산업부가 사회적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굉장한 의미가 있다.

산업부가 앞으로도 동반성장, 지속가능한 성장,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부분에서도 한 축으로 역할을 해 줄 수 있겠구나, 그런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몸소 느끼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지역투자과 정경록 과장이 8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민호 기자)


◇ 사회 : 정말 윗분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는 게 맞나? 왜 그렇게 관심이 많나?

◇ 정경록 과장 : “현재 GDP 대비 약 3%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사회적 경제의 규모는 향후에 1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경제 규모이다.

장·차관님 이하 모든 구성원들이 사람의 의식주에 관련된 정책이 다 경제 정책인데 산업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되며, 할 수 있는 부분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루어진 상태이다.

기업, 사회, 지역의 변화는 무척 빠르다. 그 다음에 따라가는 것이 정책의 변화이다. 법이 바뀌는 것은 정책의 변화보다 더 늦다. 이보다 더 늦게 따라오는 것이 정부사업의 변화이다.

예산 사업이라는 것은 한 번 만들어지면 기득권이 생기고, 신규는 들어가기 힘들고, 관성이 생기기 때문에 사회가 변하고 정책이 바뀌어도 그렇게 빨리 따라오지 않는다.

그런데 이 사업의 경우에는 예산 사업까지도 빨리 따라왔다는 데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

지역 혁신 사례 중에 완주의 로컬푸드가 있다. 제가 가장 최근에 봤던 사회적 경제 공동체이다.

완주 지역 농민들이 자기가 생산한 농산품을 팔고 싶은데 판매처를 찾지를 못하고 있었다. 반면 전주 도시민들은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채소를 싼 가격에 사고 싶은데 살 곳을 찾지 못했다.

이 문제를 농협과 지자체 공무원 등이 모여서 풀어냈다. 농민은 아침에 거둔 농산품을 직접 로컬푸드에 가져다 놓고, 본인이 라벨을 붙이고 가면, 직장인들이 퇴근할 때 들러서 신선한 농산품을 사가지고 가는 시스템이었다.

지역이 풀고자 하는 수요와 공급문제를 지역민이 자체적으로 풀어낸 좋은 모델이다.

지역사회를 위한 서비스를 그동안 정부가 제공을 못하고 있었는데 지역민이 자발적으로 다 풀어낸 사례이다. 이것이 바로 사회 혁신이다.

이런 모델에서 라벨을 붙이는 기술, 제품을 포장 지원, 가격표를 붙이는 기계에 대한 기술 및 개발은 정부가 제공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역 발전과 사회혁신이 만나는 부분이 있고 거기에 정부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저희 산업부가 이 사업을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

국회에 사업을 설명하러 가서도 많이 놀랐다. 국회의원님들은 이 좋은 사업을 왜 이제야 가져왔느냐고 했다.

사업은 지역 특별회계에 잡혀 있기 때문에 비수도권만 지원이 가능하다. 경기, 인천, 서울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사회적 경제에 수도권, 비수도권이 어디 있느냐, 우리도 하게 해달라고 말씀하셨다.

기획재정부에 재원이 없어 결국 증액이 되지는 못했지만, 기대 이상의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놀랐던 에피소드가 있다.”


첫 날개 짓, 지역 경제 넘어 글로벌 도약

◇ 사회 : 산업부는 이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업을 더 확대할 생각이 있나?

◇ 정경록 과장 : “당연히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공동체들은 R&D라든지 기술개발을 해 본 경험이 없지만 그에 대한 욕구가 분명히 있다. 클러스터에 대한 욕구도 굉장히 강하다.

커뮤니티 비즈니스 2단계로 클러스터 지원을 해 주고 싶다.

국가 경제 발전 단계에서 정부는 기업들이 모여서 클러스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국가 산단 부지를 제공하고 네트워크와 R&D를 지원해 주었다.

이와 같이 사회적 경제조직을 활성화 시키는 데 처음에 R&D와 비R&D를 지원하고, 클러스터화로 가야한다.

현재는 사회적 경제 공동체 정의를 법에서 명명하는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에만 한정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소셜 벤처라든지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의 문제, 사회의 문제, 공동체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들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런 수요들도 언젠가는 우리가 받아 안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성지은 박사 : “이 사업은 현재는 비록 작게 시작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사회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국가 경제성장에서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혁신의 주체는 산학연 전문가였다. 이제는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경제 성장을 위해 사회적 경제가 한 축을 맡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을 많은 분들이 공유하고 있다.

작은 실험들이 촉진이 되어 사회적 경제가 바뀌면 동반성장이라는 것도 지속가능한 성장이란 것도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경제는 단순 일자리 창출이나 복지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며, 자금 지원이 끊어지면 끝이라고 인식해왔다.

사회적 기업들도 유럽이나 해외의 사례처럼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번 사업은 산업부가 사회적 경제 조직을 활성화해 지역 경제와 국가 경제를 살리는 힘찬 첫 날개 짓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지역산업진흥팀 박준규 팀장이 8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사업 관리에 대한 복안을 이야기 하고 있다.(사진=이민호 기자)


관련기사 : <산업부, 왜 스스로 가시밭길 택했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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