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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왜 스스로 가시밭길 택했나?(상)2018 커뮤니티비즈니스 활성화 사업
  • 정명곤 기자
  • 승인 2018.02.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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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경제기업의 비즈니스적 성격을 활성화 해 지역 경제 소생을 노린 한 수가 놓여졌다. 산업부는 지난 7일 '2018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성화 사업' 공고를 내고 그 첫 발을 내딛었다.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방안 등을 나누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지역투자과 정경록 과장,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혁신기업연구단 성지은 박사,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지역산업진흥팀 박준규 팀장(오른쪽부터)이 8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모였다.(사진=이민호 기자)


2천 억 원 규모의 사업들을 손쉽게 진행해왔던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124억 원 규모의 작은 사업에, 그것도 대기업이 아닌 지방의 협동조합과 마을 기업을 살리겠다며 과장 이하 3명의 직원이 달라붙었다.

산업부는 어떤 이유로 맞지 않은 옷을 입고 평탄치 않은 가시밭길을 선택한 것일까?

지난 7일 산업부는 ‘2018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성화 사업’ 공고를 발표했다.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사회적기업 등 지역사회경제기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적 성격을 강화 시켜 유럽의 협동조합과 같은 지역 경제 구조의 주역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그동안 상업·무역·공업, 외국인 투자, 자원·에너지, 통상정책 등 굵직굵직한 경제 발전을 위한 업무를 담당해왔던 산업부가 사회적 경제에 시선을 돌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본지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역투자과 정경록 과장,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지역산업진흥팀 박준규 팀장,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혁신기업연구단 성지은 연구위원을 모시고, 산업부가 사회적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와 사업의 기대 효과, 그리고 사업의 의미와 성공시키기 위한 방안 등을 나누어 보고자 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혁신기업연구단 성지은 연구위원이 8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사업의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민호 기자)


지역 경제 소생 위해 결단 내린 산업부

◇ 사회 :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성화 사업’ 시행을 앞두고 성지은 박사님은 산업부, KIAT, STEPI 세 기관이 모이는 자리를 마련하셨다. 좌담회의 취지와 함께 사업의 의미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 성지은 박사 :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는데 산업부만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경제조직의 역량을 활용한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는 과기정통부의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사업이 있었다. 지금은 국민생활연구로 발전되었다.

대부분의 관련 사업들은 이명박 정부 때 시작돼 박근혜 정부를 지나며 무르익다가 현 정부에서 활발하게 꽃 피우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리빙랩도 하나의 축으로 가고 있다.

이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성화 사업은 사회적경제 기업의 성장과 생태계 조성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려는 신규 사업으로, 지금까지 산업부가 끌고 온 사업의 성격과는 많이 다르다.

바로 여기 모신 산업부 정경록 과장님과 KIAT 박준규 팀장님이 이 사업을 담당하고 계신다.

비록 작은 규모의 시범 사업이지만 산업부 전체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처음 예산을 따내기 위해 국회와 청와대에 보고를 하러 들어갔을 때 산업부는 ‘왜 이 부처가 이 사업을 해야 하나’라는 비판과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부는 지역 경제 소생을 위해 소신 있는 결단을 내렸다.

산업부가 걸어오지 않은 길이지만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위해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사업이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 굉장히 가시밭길을 걸어야 할 사업이라는 것도 공감하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 두 분을 모셔서 사업도 소개하고 그 의의와 과제도 점검하고 싶어서 자리를 마련했다.”

 

꽃 길 걷던 산업부, 왜 가시밭길을 택했나?

◇ 사회 : 산업부가 사회적 경제 기업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정경록 과장 : “첫 번째 이유는 산업부가 지역 균형 발전을 담당하는 간사부처이기 때문이다. 지역 균형 발전이란 지역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소득을 높여주는 활동이다.

실제로 지역사회에서 사회적 경제 공동체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창출되고 소득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부의 원래 목적 자체가 지역주민의 소득과 일자리 창출이다. 이전에는 기업 지원을 통해서만 목적을 달성하려고 했었으나, 이러한 이유로 사회적 경제 공동체 지원에 관심을 갖게 됐다.

두 번째는 저희 지역투자과에서 담당하고 있는 업무 중에 지역 산업 위기 대응 활동 업무가 있다.

군산 현대 중공업 등이 철수하면서 생기는 군산 지역 문제 등 지역 위기가 발생하는 원인은 그 지역민들의 수요를 만족시키는 기업 유치가 아닌 외부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앵커기업 유치에 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 중공업이 군산에 들어왔지만 그 곳에서 만드는 배는 군산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수요가 아니다. 외부 수요가 줄어들게 되니 지역의 자연스럽게 위기가 발생한다.

사회적경제공동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지역 주민들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공급을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 지역의 산업 위기 상황에서도 위기를 저감시키는 효과가 크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세 번째는 산업부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능 정책들이 있다. 수출활성화, 지역 투자 활성화, 표준 지원, 에너지 등 분야에서 기능적으로 산업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사회적 경제 공동체를 지원할 수 있는 분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 사회 : 산업부는 이 사업을 활용해 사회적 경제 조직의 기업적 성격을 강화시키겠다고 했다. 사회적 경제 조직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나?

◇ 정경록 과장 : “이 점은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 역사와도 관계가 있는 것 같다. 2차 제조업이 한창 발전하던 시절에 우리나라는 기업 위주로 발전을 했다.

또한 국가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농업분야 등 1차 산업과 서비스 분야인 3차 산업의 보완을 위해 협동조합을 정책적 목적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2차 분야인 제조업 분야에서 사회적 공동체가 활성화 되지 못한 면도 있다. 1차, 3차 분야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사회적 경제를 지원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사회적 성격이 좀 더 강해졌던 것 같다.

사회적 경제 공동체에는 사회라는 목적과 경제라는 목적이 공존한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공동체가 자생을 하려면 부족한 기업적, 비즈니스적 성격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유럽 등 해외의 경우, 정부가 사회적 경제 조직을 육성한 게 아니다 보니 경제성을 가지고 있는 협동조합들이 굉장히 많다.

한국의 경우 사회적인 성격은 강하나 경제적인 성격은 약한 부분이 있다.”

 

◇ 사회 : 우리나라와 외국의 협동조합은 어떻게 다른가?

◇ 정경록 과장 :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 공동체가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도 채 되지 못한다. 이탈리아 등 유럽의 사회적 경제 공동체 조직이 국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이상이다.

섬유, 구두, 신발 등 자생적인 수공업 조합들이 공동 구매를 하고, 공동 판로를 개척하고, 기술을 공유하고 인력을 양성하면서 경제적인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사회적 경제들이 형성이 됐다.

반면 한국에선 이 분야가 빠져 있다. 이런 이유로 사회적 기업의 기업적 성격을 강화해야 사회적 목적 달성과 동시에 자생을 통한 지역 수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이 사업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 기획됐다.

사회적 경제 조직에서 기업 성격이 강해지면 당연히 지역 균형발전, 지역 일자리 창출, 지역 소득 증대라는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이와 더불어 지역주민의 공동체 복원, 고유 문화성 발전과 같은 기능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지역투자과 정경록 과장이 8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민호 기자)

 

지역 경제의 몰락, 폭포수 이론은 잘못됐다.

◇ 성지은 박사 : “과거에 우리 정부는 위에서 물을 흘리면 아래까지 잘 흘러서 모두가 풍족하게 잘 살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서울, 부산, 울산 등 몇 군데 거점 도시를 지원해 잘 살게 만들면 우리 사회 전체가 모두 활성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지역 불균형 전략과 같은 맥락으로 산업 분야에도 대기업 위주의 지원 정책을 폈다.

90년대에 들어서 우리는 한계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국내 대기업이 세계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성장했지만,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데 한계가 있었고, 중소기업 및 사회적 기업들과 함께 성장하지도 못했다.

경제를 견인하는데 한 축을 맡았던 산업부도 이런 결과에 굉장히 당혹스러운 처지이다.

산업부는 문제를 진단했고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동반 성장을 이루어 내기 위해선 지역의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 주체와 함께 가야 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또 주목해야할 부분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에서 R&D가 삶의 질 향상 등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에는 고민해 왔지만 장기적으로 관련 산업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한 방안은 미흡했다는 것이다.

이번 정부 들어서 사회혁신 수석실이 만들어지면서 사회 혁신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그 화두에도 실질적인 혁신의 주체인 산업계의 노력이 빠져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부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성장, 동반 성장의 목표를 이루려고 시도하고 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성화 사업’이 그 시도의 일환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지금까지의 산업부 스타일과는 상당히 다른, 한마디로 옷이 맞지 않는 사업이다.

때문에 시스템 전체를 한 번에 바꾸는 전략이 아닌, 작게 실험해 보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보완하고 확대해 나가는 니치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산업부만 할 수 있는 지역 경제 소생술

◇ 사회 : 사회적 경제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들은 타 부처에도 존재한다. 산업부의 비즈니스 커뮤니티 활성화 사업은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 정경록 과장 : “지역의 사회적 경제 기업을 지원하는 타 부처 사업들은 설립이나 인건비 보조를 통한 일자리 창출 위주의 정책이 많다.

사회적 기업도 자활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마을기업도 마을단위에서 기업들이 모여서 자활을 한다는 개념, 마을의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것인데, 아쉽게도 성장을 위한 정책들은 가미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산업부 사업의 첫 번째 목적은 설립 지원 등이 아닌 성장에 포인트를 맞췄다는 점이다. 성장 위해선 R&D 지원이든 공동 기술개발이든 다양한 수단들이 필요하다.

두 번째 목적은 클러스터화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성장을 위해선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사회적 경제 공동체들이 모여서 공동 구매, 공동 판로 개척, 공동 해외 진출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이유로 지자체로부터 중점적으로 육성시키고 싶은 분야에 대하여 조사했다. 산업부 입장에선 좀 더 클러스터를 지원하고 결과를 확산시키려는 부분이 있다. 이런 점이 다른 부처와 차별화 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 사회 : 사업의 관리 부처인 KIAT로부터 듣고 싶다. 사업이 산업부의 평소 스타일과 맞지 않는 옷이라고 표현했는데, 이 옷을 어떻게 입을 것인가에 대한 복안을 듣고 싶다.

◇ 박준규 팀장 : “앞서 과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산업부 사업들은 혁신적인 기업들, 성장가능성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R&D 투자를 해 첨단 제품을 만들어 내는 등 돈이 되는 일에 집중을 했다.

사회적 기업을 들여다보니 기업의 규모가 상당히 영세하고, 기업가 정신도 상당히 부족하다고 느꼈다.

사회적 기업들은 이곳에서 만든 제품들의 품질이 다소 부족하다고 해도 국민들이 써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물론 사회적 가치도 중요하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이 우리나라의 경제의 한 축으로 작용을 하려면 기업이 이익을 내서 고용도 창출하고, 다시 지역 경제에 순환이 되는 구조가 만들어 져야 한다.

사업관리를 통해 사회적 기업들이 기업가 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려고 한다.

사회적 기업들은 R&D역량 역시 상당히 부족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해당 지역 소재 대학이나 연구소, 테크노파크, 혁신기관 등 사회적 경제 중간지원조직과 융합을 하는 콘소시엄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 사회 : 사업은 주어진 22개 프로젝트 분야 내에서 자유 공모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선정 평가 시 어디에 주안점을 두나?

◇ 박준규 팀장 : “이 사업은 지역공동체가 사회적·지역적 문제를 스스로 해결 하고, 그 과정 속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확립이 되면, 사회적 기업들이 그 안에서 이익을 취하는 형태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독특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사업계획서 평가 시 지역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제대로 도출했는지, 그 문제 해결을 위해서 지역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자원을 활용을 하는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들여다보려 한다.

이를 제대로 하려면 기술혁신기관이나 사회적 중간지원조직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제대로 역할 분담이 되어 있어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가 잘 구성이 되어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를 하려고 하고 있다.

사회적 경제가 활성화 되려면 나름 경제적인 성과도 있어야하기 때문에, 지역의 취약계층 고용이라든지 이런 부분도 평가 지표에 넣어서 선정을 할 생각이다.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이나 기관들은 구성원 간에 이해의 갭을 좁히려는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테크노파크에 있는 사업화 전문가들과 사회적 경제를 지원하고 있는 중간지원조직 구성원들이 만나는 자리를 주선했다. 그들은 두 시간 동안 서로 다른 이야기만 했다.

기업 전문가 집단들은 사회적 기업도 기업이니 돈이 되는 일을 해야지 왜 자꾸 복지, 취약계층 이야기를 하느냐고 했다.

사회적 경제 파트 분들은 우리는 돈 때문에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닌데 왜 돈 가지고 이야기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비즈니스가 되는 두 가지 목적이 달성되는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구성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갭을 좁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지역산업진흥팀 박준규 팀장이 8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개최된 좌담회에서 사업 관리에 대한 복안을 이야기 하고 있다.(사진=이민호 기자)

기사는 <산업부, 왜 스스로 가시밭길 택했나?(하)>에 계속됩니다.
 

정명곤 기자  mkchoung@sanha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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