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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리빙랩 살펴보니… '혁신'은 여기에 있었다
대학 리빙랩 살펴보니… '혁신'은 여기에 있었다
  • 이민호 기자
  • 승인 2021.01.25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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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감소는 대학재정위기로 이어졌다. 여기에다가 수도권과 지방의 경제 편차가 점점 더 심화되어 ‘지역 소멸’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학을 더욱더 위기로 몰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몇몇 대학들은 ‘지역혁신기관’을 자처하고 나섰다. 지역 산업과 연계해 상생을 도모하거나 시민단체와 협력을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등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으며, 정부사업이나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리빙랩’을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정부사업으로 ‘사회맞춤형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LINC+)’이 꼽힌다.

대학이 리빙랩을 도입하는 것은 현재 사회문제가 개별적이고 단기적인 처방으로는 해결될 수 없어 협력을 통한 혁신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공감한 대학들이 모여 리빙랩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2019년 ‘대학리빙랩네트워크’가 발족됐으며, 참여대학 18개교가 모여 시작한 대학리빙랩네트워크는 시작한 지 불과 1년 만에 32개교로 확대되기도 했다.

최근 한국리빙랩네트워크(KNoLL)는 “해외 대학 리빙랩 추진 현황과 시사점”을 주제로 ‘리빙랩 동향과 이슈 제5호’를 발간했다. 대학이 왜 리빙랩을 도입하고 있는지, 어떤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지 알아보자.


리빙랩을 도입하고 있는 대학들… 왜?

대학은 인재를 양성하는 등 교육과 연구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인식돼왔다. 학령인구감소는 교육 기관으로서 대학의 한계를 불러왔고, 이는 대학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일으켰다. 혁신의 핵심키워드로 ‘지속가능성’이 꼽히고 있는데, 대학뿐만 아니라 과거의 연구 패러다임이 지속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지,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왔는지 등 기존 패러다임의 한계가 드러난 것도 대학이 새로운 정의를 요구하는 데 한몫했다.

그렇다면 대학은 왜 리빙랩을 도입하고 있을까… 대학에는 각각의 연구자, 수행할 수 있는 대학원생, 연구환경 등 모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학생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도 있다. 모든 것을 갖췄지만 부족한 것을 꼽자면, 연구활동을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과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문제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리빙랩은 후자인 ‘문제 정의’에서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주체를 모으는 협력을 일으키기도 한다.

리빙랩이 일반 연구와 다른 점은 연구 목적의 최종 수혜자 즉, 사용 주체를 연구 대상이 아닌 연구 활동의 주체로 본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역 문제해결을 위한 리빙랩 활동 사례를 보면, 그 문제의 피해를 겪고 있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최종 사용주체가 연구에 참여한 만큼 해결하려는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활동과정 또한 문제해결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다시 정리하자면 대학 역할에 지속가능성을 포함하는지, 현장에 적용 가능한 연구·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지, 지역발전을 포함한 문제해결에 기여하는지 등 대학의 새로운 가치가 요구되는 가운데 리빙랩은 이것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UBC : A Living Laboratory for Sustainability 발표자료.
캠퍼스를 리빙랩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해외대학.(자료=UBC : A Living Laboratory for Sustainability PPT자료)



해외 대학은 어떻게 리빙랩을 활용하고 있을까

‘리빙랩 동향과 이슈 제5호’ 자료에 따르면, 핀란드, 덴마크 등 EU 주요국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오픈 이노베이션 2.0 전략과 리빙랩을 도입해 사용자를 혁신 주체로 인식하고 실제 생활 현장에서의 다양한 시험·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기존 ODA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는 기술 중심의 한계를 넘어 사용자 주도형 혁신 모델로의 전환을 시도하며, 리빙랩이 활용되고 있다.

또한 Global University Leaders Forum(2010)과 UNEP(2013)는 ‘대학 시설, 연구·교육이 연결돼 지속가능성을 위한 리빙랩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대학의 핵심 미션이 조정되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으며, IARU(International Alliance of Research Universities, 2014)는 리빙랩을 대학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관련된 리더십 확보의 중요한 도구로 강조하고 있다.

대학 리빙랩 효과에 대해 Cohen & Lovell(2014)은 ▲체험학습의 촉진 및 관련 커리큘럼 구성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이해 향상 ▲사회적 지속가능성 제고 ▲대학관계자를 통한 지역사회의 참여 강화 ▲기관의 탄소발자국 감소 ▲대학 자원 및 인프라의 효율적인 사용 ▲대학의 완성도 향상 등을 제시했다. Soetanto & Geenhuizen(2011)은 리빙랩을 통해 다양한 주체 간의 소통·협력 촉진과 함께 학습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제시했다. 리빙랩은 참여 학생들이 사회·경제·환경 차원에서 문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문제 본질에 더욱 가깝게 한다.

발간 자료에서는 해외 리빙랩 사례로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교, 코넬 대학교, 에딘버러 대학교, 맨체스터 대학교, 브리스톨 대학교, 존 브라운 대학교, 룩셈부르크 대학교 등 7개 대학을 분석했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교는 지속가능성 향상을 위한 전략으로 세 개의 연구 분야를 설정하고 각 분야에서 리빙랩을 추진 중이며, 코넬 대학교는 지속 가능한 캠퍼스 구현을 위해 리빙랩을 도입했다. 1582년에 개교한 국립 에딘버러 대학교는 대학 인프라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사회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 자체의 학문적 역량과 학생의 연구역량을 활용해 리빙랩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맨체스터 대학교는 1824년에 설립된 연구 중심 종합대학으로 대학을 리빙랩으로 활용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솔루션 개발·적용하고 있다. 브리스톨 대학교는 지속가능성 향상을 위해 대학 내 연구·운영·커리큘럼에 리빙랩을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존 브라운 대학교는 에너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리빙랩을 추진하고, 룩셈부르크대학교는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위한 플랫폼 역할로 리빙랩을 활용하고 있다. 존브라운대학교는 리빙랩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하고 에너지 및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리빙랩을 도입했다.


해외 대학 리빙랩 사례정리(자료=한국리빙랩네트워크 ‘리빙랩 동향과 이슈 제5호’ 발췌)


대학 리빙랩, 지속가능한 ‘혁신’을 말하다

발간 자료에서는 대학 리빙랩을 4가지로 정의했다. 첫째, 대학의 새로운 역할을 지역사회와 관계 재정립을 위한 중요한 개념으로 활용될 수 있다. 대학 리빙랩은 대학의 사회적·공공적 역할 확대와 함께 지역사회와의 적극적인 연계·협력을 도모한다. 협력 과정에서 대학은 사회적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사회와 소통하고 관계를 맺어나가는 중요한 장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대학이 사회혁신의 주체이자 사회혁신가를 육성하는 장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대학 운영의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방법론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하향적·외생적 대학 혁신과는 달리 리빙랩 방식을 도입할 경우 대학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와의 관계에서도 소통과 협력에 기반을 둘 수밖에 없다. 대학 리빙랩은 대학본부, 교수·학생, 행정직원 간의 대학내 협력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기업, 정부 등 외부 주체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빙랩 방식으로서의 대학 혁신은 관련 주체들 간의 공통 비전을 공유하고 전환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셋째, 교육 및 연구혁신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 대학 리빙랩은 일방적인 지식·정보 제공을 넘어 현장의 수요와 문제해결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대학 교육이 전환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지식을 가진 교수가 중심이 된 선형적 방식의 교육에서 교수, 학생, 지역사회가 함께 소통하면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현장 및 사회 중심으로의 교육체계로 바꿔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넷째, 지역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와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수단이자 이들의 참여 방안을 끌어내는 방법론으로서 대학 리빙랩을 활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지역 인재를 육성하고 지역문제 해결을 시도하기 때문에 대학 리빙랩은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 확보, 지역 성장 및 일자리 창출, 지역 재생 및 삶의 질 제고 등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 자료 = 한국리빙랩네트워크(KNoLL)의 ‘리빙랩 동향과 이슈 제5호’
※ 한국리빙랩네트워크(KNoLL)의 <리빙랩 동향과 이슈>는 네이버 블로그 한국리빙랩네트워크에 가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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