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1-14 11:33 (목)
출연연 연구환경… 무엇이 문제인가?
출연연 연구환경… 무엇이 문제인가?
  • 이민호 기자
  • 승인 2019.07.30 2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민‧신용현‧김경진 의원, ‘연구자 중심의 출연연 연구환경 조성과제’ 토론회 주최
연구비 관리, 아직도 ‘보조금 관리 법률’ 적용받는 것이 ‘문제’
연구는 경제목적에서 해방돼야 VS 해방되는 순간 과학기술 의미 없어져

국가R&D예산 20조원이 넘어선지 반년이 흘렀다.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 동시에 연구환경을 개선하고자 2017년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출범시키며 다년도 협약, 잔액연구비 이월 등 연구자 친화적 방안을 마련해왔지만, 정작 현장 연구자들은 아직 체감이 어렵다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본질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24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연구자 중심의 출연연 연구환경 조성과제 – 대통령 공약과 과학기술 정책’ 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남승훈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장,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사진=이민호 기자)
24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연구자 중심의 출연연 연구환경 조성과제 – 대통령 공약과 과학기술 정책’ 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남승훈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장,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사진=이민호 기자)

24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연구자 중심의 출연연 연구환경 조성과제 – 대통령 공약과 과학기술 정책’ 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이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먼저 행사 주최‧주관 대표들의 연사가 진행됐다. 남승훈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장은 “저희 연총은 2600명 이상의 박사급들이 소속돼 있는 출연연 현장을 대변하는 대표단체이다. 시대 변화의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국가사회의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 국가연구기관으로 출연연이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연구환경이나 제도개선 등 오피니언 리더 그룹이다”며 “일본 수출규제 사태에서 보듯이, 국가가 강해지려면 과학기술이 강해져야하고, 과학기술이 강해지려면 연구현장이 강해야 한다. 과학기술은 연구현장에 있다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과학기술역량이 국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세계 탑클래스,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세계 과학기술 역량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비전과 목표는 과학기술인 연구자들의 갈망일 것“이라며 ”현실은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제도나 여러 가지 국가정책이 미흡해서 답답하다는 말씀을 듣고 있는데.. 이런 토론회에서 많은 지혜를 담아서 제도화하고 정책에 담아 갈망하는 세계 최고의 연구 환경과 함께 역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일 수출규제에서도 나타났듯이 국가 생존에 과학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과학기술을 진흥시키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라며 ”20조가 넘는 과학기술 예산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장문제를 가지고 는 예산에 제대로 쓰였나 제기하는 분들이 계신데, 사업 초기에 예산분배 구조나 예산 관리하는 구조가 부처별로 칸막이별로 되어있다는 것이 더 문제라 생각한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여러 제안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2017년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의 공약 만드는 작업을 총괄했었는데, 과학기술정책에 대해 기억나는 것은 문재인 후보 공약이나 안 후보 공약이나 크게 다른 것이 없었다”며 “다만 이것을 얼마나 실천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은 “정책이 수립됐을 때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보완해 나가야하며, 이것은 과학적 방법론에 기초이기도 하다. 어느 공약이 나왔던지 거기서 끝난 게 아니라 그것은 시작일 뿐이다”며 “‘리더쉽은 대화다’ 라는 프로젝트에서 리더의 중요한 덕목은 지식이 아니라 대화라 나왔다. 정치적인 리더쉽이 이러한 원칙을 지킨다면 이 시대에 가장 효율적 리더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문제 이유는 견해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공통점을 보충해 그것을 풀어내는 문제해결 능력을 다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2016년 국회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R&D 비중이 2019년 기준 4.1%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성공률이 98%… 여기에 함정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김명자 회장은 “성공이 보장된 과제만 한다는 것, 이게 과연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상황파악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며 “사업화 성공률도 문제인데 우리나라는 20%, 영국은 71%, 미국은 70%, 일본은 54%다. 이 원인을 어떻게 규명할 것인지, 지금까지 한다고 했지만 아직 해결이 안됐다. 원인 파악이 제대로 안된 것”이라고 짚어냈다.

이어 토론회 현장에서는 노환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학처장의 대통령 공약과 과학기술정책 주제 발제와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단체사진.(사진=이민호 기자)
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단체사진.(사진=이민호 기자)



■ “출연연을 ‘국가연구소’로 명칭 변경해야”… 연구비 관리, 아직도 ‘보조금 관리 법률’ 적용받는 것이 ‘문제’

발제에 나선 노환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학처장은 출연연 철학적 관점과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 과학기술과 정치 관계, 현재의 문제점까지 광범위하게 문제요소를 짚어냈다.

노 처장의 짚어낸 문제점의 핵심은 아직도 연구비가 ‘출연연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고 있다는 것. 이에 노 처장은 “연구비 관리에 아직도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학의 연구활동에는 정부감사가 깊이 들어오고, 출연(연)에는 정부 사무관의 의견이 기관장의 역할을 무색하게 한다”며 “심지어 산업계 연구소가 정부출연금을 받게 도와주는 전문업체도 생겼다고 한다. 묶음예산으로 지급되어야 할 출연연의 연구출연금을 오늘날 여러 채널로 심사하게 되니 교수와 연구원사이에 “갑을관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환진 처장은 “출연연은 유연한 자금인 출연금으로 운영하기에 ‘출연연’이라 불리는 것”이라며, “출연금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특혜성이 있으므로 법률적 근거가 있어야 설립 가능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오늘날 출연연은 새로운 정책의 실험무대가 되어버렸다. 정년단축, PBS, 임금피크제, 비정규직 정규직화, 학생연구원 근로계약을 보면 알 수 있다. 공무원들이 출연(연)의 예산을 편성하면서 새롭게 개발된 설익은 정책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하기 때문이다”며 “임금피크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인건비 상승분을 주지 않겠다는 식이다. 출연금의 유연성을 연구자가 아닌 공무원이 활용하는 것이다. 차라리 출연연의 예산을 출연금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 명칭도 “국가연구소”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노 처장은 대학 연구출연금에 대해 grant와 contract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grant 제도의 덕목은 최대한 많은 신진연구자에게 연구기회를 주도록 하는 것이다. 그 연구자의 우수성은 차후 과제신청의 기회에 따질 수 있다. 그래서 과제의 결과평가도 필요 없다. grant는 주로 기초학문 영역과 40대 초반까지 신진연구자에게 지원되어야 하며, 그 이후의 연령대에서는 ‘contract의 시장’에서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며 ”grant 제도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신진연구자는 중견연구자로 넘어가면서 ‘contract의 시장’에서 책임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연구과제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 contract과제는 연구자의 능력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자는 연구과제이므로 최고 적임자에게 맡겨야 하고, 그 결과는 수요자가 평가하므로 엄격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살아남는 연구자가 진정한 능력자이다. 이렇게 위원회 평가가 아닌 ‘시장의 평가’를 통해 연구 능력의 우열을 가리는 제도를 정착시켜야 국가연구생태계가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노 처장은 대학 및 연구기관에 선진국 수준의 윤리체계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표 끝에서 그는 “과학기술정책이 이기주의, 관료주의에 의해 망가져 가고 있다”며 “과학기술정책의 맥락을 이해하고 고민과 합의를 통한 변화를 추구하며 윤리 행정체계를 구축해야 해결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발제에 나선 노환진 UST 교학처장. (사진=이민호 기자)
발제에 나선 노환진 UST 교학처장. (사진=이민호 기자)



■ 연구는 경제목적에서 해방돼야 VS 해방되는 순간 과학기술 의미 없어져

패널토론에서는 박방주 가천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안오성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이명호 여시재 선임연구위원, 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 이석훈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최지선 LAW&SCIENCE 변호사가 참석했다.

이명호 여시재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은 잡탕정책… 다른 측면들을 다 섞어 놓고서 맞추려다보니 맞지 않은 것인데, 과학기술은 학문을 진흥시키는 역할과 구분돼야 한다”며 “우리나라 과학기술 투자목적은 산업을 진흥하는 것인데, 관행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정부규제가 남아있는 곳은 출연연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호 연구위원은 “과학기술 진흥과 투자는 구분돼야 한다. 투자할 때는 미션을 명확하게 하고 연구자에게 자율권을 줘야 한다”며 “외부에서 감시하다보니 세부적인 것까지 다보려고 하는데. 내부관리와 감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연구자 자율권과 함께 연구가 경제 목적에서 해방돼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이에 반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민형 STEPI 연구위원은 “연구가 경제목적에서 해방되는 순간 과학기술은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 경제성이라는 터널을 반드시 뚫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공공서비스에서 끝날 수 있다. 중간에서는 반드시 기업이 있어야 한다”며 “글로벌 국가 관계 속에서 혁신의 가치를 창출한다고 말을 하는데, 결국엔 돈이 되는 R&D가 더 강하면 강해졌지 여기서 해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민형 연구위원은 “심각한 것은 사람문제 리더쉽이다”며 “과학기술계를 이끌어가는 리더쉽이 존재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연구현장에서 느끼는 수준이 현재 우리나라 리더쉽 수준이다. 과학기술계 스스로 리더를 상실한 것은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패널토론 참석자 모습. (사진=이민호 기자)
패널토론 참석자 모습. (사진=이민호 기자)




뉴스 미란다 원칙

본지는 인터넷신문위원회의 언론 윤리 준수를 서약하였습니다.
취재원과 독자는 산학뉴스에 접근할 권리와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충처리인 : edit@sanhak.co.kr , 전화 : 031-347-5222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